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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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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44)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⑭

냄새가 좋네?”

  • 기사입력 : 2018-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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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비로소 서민은행의 진정한 설립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서경숙은 이춘식과 윤사월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춘식과 윤사월은 상당히 감동적인 인생을 산 사람들이었다.

    ‘훌륭한 일을 하고 죽었군.’

    이춘식은 젊은 시절 사회주의 운동을 했으나 그 후에는 책만 읽으면서 지냈다고 했다. 돈놀이를 하여 악착같이 돈을 번 사람은 윤사월이었다.

    커피를 마신 뒤에 야시장 구경을 나갔다. 서경숙에게는 북경시에서 안내원과 경호원이 파견되어 있었다. 그들이 안내를 하고 경호도 해주었다.

    왕부정(王府井)이라는 곳으로 갔다. 중국 말로는 왕푸징이라고 하는데 청나라 때 왕족들이 마시던 우물이 있었다고 하여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왕족들이 마시던 우물이라고?’

    김진호는 이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왕부정거리는 북경의 번화가였다. 밤이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지하철 1호선 왕부정역도 있었다. 왕부정 거리는 남북으로 장장 800m에 이르는데 한국의 명동 같은 곳이다. 호텔과 백화점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보석 가게, 액세서리 가게, 화장품 가게가 있는가 하면 먹거리 골목도 있었다. 동문안미식방은 홍등을 밝힌 포장마차가 가득하다. 먹거리도 다양하여 천 가지 만 가지 요리가 있는 것 같았다.

    “냄새가 좋네.”

    서경숙이 코를 킁킁거렸다. 김진호는 꼬치구이집으로 들어가 다양한 꼬치구이와 고량주를 주문했다.

    고량주를 마시고 꼬치구이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경숙은 산사와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산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했다.

    “누나, 내일 스케줄은 어떻게 돼?”

    김진호가 서경숙과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물었다.

    “아침 10시에 북경 은행가들과 좌담회가 있고 점심 때는 그들과 식사 약속이 있어.”

    서경숙이 담담하게 말했다. 서경숙은 내일도 바쁜 모양이다.

    “오후에는?”

    “오후에는 자유시간이고 저녁에는 교수들과 식사 약속이 있어.”

    “그럼 내일 오후에 회사에 오면 되겠네.”

    서경숙은 김진호 회사의 대주주였다. 서경숙에게 회사의 현황을 보고해야 했다.

    “그래.”

    “식사는 언제 같이 하지?”

    “천천히 생각해. 밥 먹는 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

    “그래도 누나하고 밥 한 번 같이 먹어야지. 북경에 언제까지 있을 거야?”

    “공식 일정은 내일까지고 모레 밤에 한국에 돌아갈 거야.”

    김진호는 서경숙을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사의 동생들은 음식을 시켜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서경숙은 몇 년 사이에 거물이 되어 있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몇 개의 그림을 가지고 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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