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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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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청소년, 화폭에 희망 그렸다

마산고 이지용군 합포구청서 개인전
그림 배우고 여행 다니며 보고 느낀
교통수단·자연 담은 수채화 등 선봬

  • 기사입력 : 2018-05-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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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달장애 청소년이 세상을 향해 내놓은 따뜻한 그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이지용(17·마산고등학교 2학년)군의 개인전이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2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지용군의 그림들에는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자신이 봤던 철도, 버스, 비행기 등 교통수단과 빌딩, 다리 등이 중요한 대상이 된다. 여기에 하늘과 구름, 꽃 등 자신이 관찰한 자연의 풍경들을 따뜻한 색감으로 꼼꼼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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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2층 로비에서 열린 이지용군 미술전시회 오픈식에서 지용군이 어머니 장영희씨와 아버지 이학렬씨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전시된 그림에 등장하는 장소는 누군가에겐 쉽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한순간일 수도 있겠지만, 지용군 가족에겐 의미가 남다르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타인과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고, 그들의 특성상 소통하면서 상황에 적절한 감정표현을 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 지용군도 예외일 수는 없을 터. 지용군의 부모는 지용군이 닫혀 있던 자신만의 세상에서 나와 더 넓은 세상으로 발걸음을 딛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과 여행을 권장했다.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그 감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표현의 매개가 그림이 된 것이다. 따뜻한 그림들 뒤에는 어머니인 장영희(42)씨가 지용군을 위해 함께 그림을 배우고, 주말마다 쉬지 않고 지용군을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헌신도 숨어 있다.

    지용군은 지난 2016년 제14회 전국 장애청소년미술대전에서 대상을 탈 만큼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상 수상 이후로 1년여간 쉬지 않고 그렸던 그림들 중 수채화 26점과 함께 유화 6점을 선보인다.

    그림에 사용된 다양하고 밝은 색만큼이나 지용군이 바라보는 세상도 밝고 따뜻하다. 장씨는 22일 전시 오픈식에서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지용이는 자신이 표현하는 세상을 남들에게 설명하고, 말해주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며 “지용이뿐만 아니라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들도 용기를 가지고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욱 많은 지지를 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시회는 창원정상로타리클럽(회장 안성진)의 초대로 이뤄졌다. 마산합포구청은 무료로 공간을 제공했다. 31일까지 전시.

    글·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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