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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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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명례성지에 ‘신석복 기념성당’ 섰다

내일 완공 기념 봉헌식 열려
후원금 모아 14개월만에 건립
성전·전시관·세미나실 등 갖춰

  • 기사입력 : 2018-05-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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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자신을 녹이며 순교한 소금 장수 복된 신석복 마르코의 믿음을 어여삐 여기시어 그의 후손인 저희도 세상의 소금이 되게 하소서.”(명례성지 기도 ‘세상의 소금이 되게 하소서’ 중에서)

    복자 신석복(1828~1866년) 마르코를 기리는 기념성당 완공 봉헌식이 19일 오전 11시 밀양시 하남읍 명례안길 명례성지에서 천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의 주례로 열린다. 마르코 순교자 생가 터를 발견한 지 12년 만이고, 기공식을 연 지 1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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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하남읍 명례리에 세워진 ‘신석복 마르코 기념성당’./명례성지조성추진위/


    밀양 명례 출신인 신석복은 성지가 위치한 곳에서 태어나 소금과 누룩 상인으로 생활했다. 그러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진해구 웅천장으로 장사를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체포돼 대구감영으로 끌려갔다. 혹독한 형벌의 옥살이를 하다 38세에 교수형으로 순교했다. 신앙심을 굽히지 않았던 신석복은 지난 2014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124위의 한 명으로 마침내 시복(諡福:교황이 신앙이나 순교로 이름 높은 사람을 복자품에 올려 특정 지역의 교회에서 공경하도록 선언함)됐다.

    2006년 복자의 생가 터를 발견한 이제민 신부는 2011년 일대 땅을 매입하며 시복된 그를 기리기 위한 기념성당 구상에 나섰다. 발견 당시 생가 터에는 소, 돼지를 키우던 축사가 들어서 있었다. 이후 이 신부는 후원회원을 모아 본격적으로 모금 조성을 시작하면서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을 녹이는 소금과 같은 삶을 묵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성당 설계는 건축가 승효상씨가 맡았는데, 자신을 녹이며 사라지는 숭고한 마음을 뜻하는 ‘녹는 소금’을 테마로 지었다. 그는 이 신부로부터 언덕 위에 세워지지만 녹아 사라지는 성당으로 순례자들의 마음에 스며들게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또 언덕과 능선을 살리고 강이 내려다보이며 기존 성당인 ‘성모 승천 성당(경남도 문화재)’이 위축되지 않도록 애썼다고 했다. 그 바람대로 기념성당은 언덕 위에서 바라보면 땅과 맞닿아 드러나지 않게 지어졌다. 성당에는 200석 규모의 성전과 전시관, 세미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올해 안에 사제관, 수녀원을 새로 짓고 피정센터인 순례자의 집도 마련하고 오는 9월 성당 순교자탑에 신석복 복자 유해도 옮겨올 예정이다.

    명례성지는 천주교 마산교구 영적 고향이자 신앙의 원천으로 손꼽힌다. 영남지방의 네 번째 본당이자 마산교구의 첫 본당으로 한국 땅에서 최초로 서품된 강성삼(라우렌시오, 1866~1903년) 신부가 사목한 곳으로도 의미가 있다.

    명례성지 조성추진위원회는 “정성껏 성금을 내고 기도해준 후원자들의 결실로 성전을 봉헌하게 됐다. 순수하게 녹는 마음으로 성지를 짓는, 회원들과 봉사자들의 뜻을 이어 소금 판매액, 헌금 등 모든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 391-1205.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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