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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원전르네상스, 지금이 수출의 골든타임- 한철수(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8-05-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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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한 UAE의 바라카원전 1호기 준공식 소식을 기쁜 마음으로 접했다. 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해 “바라카원전은 신의 축복이다”고 연설하며, 우리나라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치하하기도 했다.

    바라카원전 사업은 지난 2009년 12월 UAE 원자력공사가 한국의 APR-1400을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건설계약만 20조원, 60년간 운영계약 54조원, 부품 수출을 합치면 90조원 규모에 이른다. 바라카원전 4기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약 28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UAE 전력의 25%를 담당할 계획이다.

    1호기 준공식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바라카원전 사업이 정치·외교적 갈등, 국내 반원전 여론 등의 이유로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행여 UAE 측이 국내기업에 원전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수주금액뿐 아니라 앞으로 중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작은 사안이 아니었다. 중동의 경우 상대국과의 인간적인 신뢰 관계가 경제·산업 분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도 수주전이 진행 중이다.

    사실 세계 원전건설 시장은 르네상스시대라 불릴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세계원자력협회는 세계 원전설비가 2030년까지 현 수준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한국의 원전기술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블루오션이 활짝 열린 셈이다.

    기존 원전 강국이었던 미국과 프랑스는 원전 건설 중단 선언 후, 기자재 공급체계의 붕괴로 사업관리능력이 약화되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선두권을 내려놓은 바 있다. 그 자리를 한국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건설한다는 이미지를 세계 원전시장에 심어 놓았다.

    특히 바라카원전에 건설된 APR-1400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전으로,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에서 3단계를 통과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설비다. 이 심사에 일본은 신청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1단계만 통과한 상태고, 프랑스는 스스로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절호의 시장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국내에는 여전히 240여 개의 원전 관련 업체가 있으며, 이 중 30% 이상이 경남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업체는 원전설비 기술에 든든한 부품 공급망(Supply chain)이 되어주고 있다. 설계 능력은 결국 부품 공급망이 뒷받침될 때 빛을 발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지금은 세계 원전시장에서 한국이 가진 이권을 지키는 것은 물론 확대하는 데 노력을 아껴서는 안 될 시기다. ‘물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능력과 시기가 맞아떨어지는 이때 우리는 ‘원자력발전 기자재 제조 기반 기술개발 및 지원’이나 ‘가동원전 정비기술 기반 기술개발 및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원전수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바라카원전의 준공으로 최소 60년간 한국의 기술과 인력으로 UAE의 밤을 밝힐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원전기술을 세계에 알리며, 안정적인 외화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그야말로 산업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는 국위선양의 표본이다. 원전르네상스시대, 국내 최대 원전설비 기업인 두산중공업의 불빛이 밤새 꺼지지 않을 날을 기대한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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