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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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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36)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⑥

“주원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 기사입력 : 2018-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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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치의 본거지가 하북지방인 원나라는 반란군이 하남 일대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남에서는 주원장을 비롯해 장사성, 진우량 등 많은 인물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군사들은 들으라! 우리는 원제국을 물리치고 한인의 나라를 건설할 것이다. 백성들은 들으라! 원제국은 몽골에서 일어난 오랑캐의 나라로 우리 한인들을 핍박해 왔다. 이제 하늘의 명을 받아 내가 원제국을 토벌할 것이니 그대들은 나를 따르라! 나를 따르는 자에게는 하늘의 복이 함께 할 것이나 나를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재앙이 내릴 것이다!”

    주원장은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포고문을 발표했다. 주원장의 포고문을 읽은 강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심만삼은 주촌에서 주원장이 선포한 글을 자세하게 읽었다. 주원장이 도탄에 빠진 천하를 구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주원장이 일개 도적이 아니라는 말인가?’

    심만삼은 주원장을 도둑의 무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원나라는 남경을 주축으로 반란군과 대적했다.

    주원장이 포고문을 발표하자 군사들과 백성들이 속속 주원장의 진영으로 몰려와 남경 공략에 참여했다.

    남경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원제국도 필사적으로 주원장의 군사들을 방어했다. 그러나 박주에 거점을 마련한 유복통이 한상동의 어린 아들 한임아를 황제로 추대하여 대송(大宋)이라고 칭하고 개봉을 점거하여 원나라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원나라는 주원장의 군사와 싸우는 원군에 증원군을 보낼 수가 없었다.

    주원장으로서는 하늘이 돕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주원장의 진영에서 심만삼에게 군량을 지원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원나라 군대와 주원장의 군대는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강남의 부자인 심만삼이 군량을 지원하지 않으면 주원장의 군대는 대패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심만삼에게 쏠렸다.

    ‘원나라는 이민족이다. 주원장에게 군량을 보내라.’

    심만삼이 결단을 내렸다. 심만삼의 군량을 받은 주원장의 군대는 사기가 충천했다. 주원장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남경을 점령했다.

    “대인, 남경이 주원장의 손에 떨어졌습니다.”

    총관 양운이 허겁지겁 달려와서 보고했다. 심만삼이 아이들의 스승으로 초빙한 왕행과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주원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왕행이 조용히 차를 마시다가 심만삼에게 물었다.

    “천자가 되려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심만삼은 쓸쓸하게 말했다.

    “주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주원장은 도적입니다.”

    심만삼이 잘라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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