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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마라토너 ‘가와우치’

  • 기사입력 : 2018-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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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은 42.195㎞ 주로를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만큼 극도의 체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종목이다. 마라톤은 흔히 인생에 비유된다. 산다는 것이 녹록하지 않고, 한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과정에 의해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4대 마라톤대회로 보스턴마라톤, 뉴욕마라톤, 런던마라톤, 로테르담마라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1897년 창설된 보스턴마라톤은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유서 깊은 대회로 손꼽힌다.

    ▼보스턴마라톤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참가한 서윤복이 1947년 51회 대회에 2시간 25분 39초의 신기록으로 1위를 했고 1950년 54회 때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로 골인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봉주는 2001년 105회 대회에서 2시간 9분 43초로 우승, 케냐의 대회 11연패를 저지했다. 따라서 보스턴 마라톤에서 얻은 한국인의 금메달만 무려 3개다.

    ▼현재 세계 마라톤 강국은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는 세계 주요 마라톤 대회를 휩쓸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제122회째인 올해 대회에서 대이변이 벌어졌다. 추운 날씨 속 강풍이 불고 비까지 내려 기록이 저조한 가운데 31살의 노장 일본의 가와우치 유키가 2시간 15분 5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가와우치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다. 고교 시절 육상을 시작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고 부상까지 당하면서 대학 진학 이후에는 동아리 활동으로 마라톤을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육상 실업팀 입단이 아닌 ‘공무원 취업’을 택한 가와우치는 사이타마 현청에서 동호회 활동으로 마라톤과 인연을 이어갔으며 현재 일본 사이타마 현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마라톤대회를 제패하는 것을 보면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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