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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경제논리가 만능인가- 전강준(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8-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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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합천~의령~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 착공은 참 난공불락이다. 노선이 지나가는 시·군의 단체장들이 철도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한목소리를 낸 지 벌써 8~9년째.

    김천, 성주, 고령, 합천, 의령, 진주, 거제 등 단체장들은 남부내륙철도의 빠른 착공을 촉구하는 대정부 공동건의문을 발표하고, 이들이 함께 국회를 방문해 협조를 구한 지도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간다.

    남부내륙철도가 2011년 4월 국토해양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된 이후 이들 지역의 단체장 등은 끊임없이 빠른 착공을 요구한 것이다.

    철도가 개통되면 서부권경남과 수도권은 2시간대 생활권으로, 경남도는 생산유발 효과 10조6000여억원, 고용유발 효과 8만여명 등의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된다며 널리 알렸다. 덩달아 남부내륙과 남해안 지역의 산업경제와 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남부내륙철도 노선의 중요성 등을 아무리 잘 설명한들 정부는 명쾌한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초기 투자비용에 비해 이용객이 떨어져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한때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2016년 7월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민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에 올 초 조기 착공 성공 기원을 위한 경남 인사 100인 위원회를 출범하고, 최근 경남도에서 위원회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민자적격성 조사에서 도내 경제성 향상을 위해 주말수요 등 다양한 데이터를 반영토록 하자는 데 뜻을 모으기도 했다.

    100인 위원회의 활동이 기대되지만 수년간 단체장, 국회의원 등이 모여 조기착공을 요구해 왔던 이전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 있다. 이들에게 예전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착공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남부내륙철도가 경제논리에 주춤거리고 있다면, 도내 부실기업에 대한 정리작업도 경제논리 잣대에 놓여 있다.

    한국GM과 STX조선해양, 성동조선 등은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풀겠다는 의향에 갑갑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STX조선의 경우 임금 삭감 등은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면, 생산직의 75% 감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 구조조정에 따른 사측의 견해이다. 한국GM도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것은 이와 다르지 않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성동조선도 1400여명이 일자리를 보장받기 어렵고, 기업회생이 아니라 파산 쪽으로 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금호타이어 자본유치와 관련해 경제논리로 접근한 것을 보면 STX조선이나 한국GM, 성동조선 등도 경제논리로 잣대를 댈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경제논리만이 대세가 아니다. 한국GM과 STX조선해양 등은 금호타이어와 달리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 부품업체 등 전·후방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경제논리로 풀지 않으면 구조조정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냐는 비판도 있지만, 경제가 쪼그라들었다고 아이들을 고아원에 내쫓아 가계를 파탄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경제논리 앞에 경남의 큰 사업들이 벼랑 끝에 놓인 느낌이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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