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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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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98) 제22화 거상의 나라 58

“한번 맛을 봐요”

  • 기사입력 : 2018-03-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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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의 업무는 신건우가 총괄하고 중국의 업무는 등려화가 총괄할 수 있을 것이다.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맹사업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아봐요. 우리는 직영점을 열 개 정도 운영하고 나머지는 가맹점으로 운영할 겁니다.”

    “예.”

    “이쪽에는 등려화가 총괄을 하게 하고 등려화 밑으로 사람을 두어야 하겠어요. 지나 보니 어떻습니까?”

    “등려화씨가 활동적이라 잘할 것 같습니다.”

    김진호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건우도 같은 생각인 모양이었다.

    “동대문에서 하이틴 옷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바느질을 꼼꼼하게 하고 천을 잘 골라 쓰게 해야 돼요.”

    “예. 유청씨는 어떻게 합니까?”

    유청은 이미 200벌의 옷을 주문받았다. 유청은 상당히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김진호는 유청의 주문표를 서울로 보내 발송하게 했다. 동대문의 의류상가는 50%의 선금을 요구했다. 김진호는 일단 그들이 요구하는 금액을 모두 결제해 주었다.

    매장의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했다. 8시부터 영업전표를 정리하고 재고 및 주문 물품을 파악하게 했다.

    영업이 끝나자 오픈 기념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김진호는 와인을 사들고 등려화의 집으로 갔다.

    “안주를 만들게 잠깐 기다려요.”

    김진호는 거실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중국의 수도 북경에도 어둠이 서리서리 내리고 있었다.

    ‘사람의 운명이 기이하구나. 내가 머나먼 이곳에까지 와서 사업을 하다니.’

    김진호는 기분이 미묘했다. 등려화가 주방에서 기름에 음식을 볶는 소리가 들렸다. 중국 음식에는 기름이 많이 들어간다. 이내 등려화가 안주를 접시에 담아가지고 왔다. 채소와 돼지고기를 볶은 요리다.

    “한번 맛을 봐요.”

    등려화가 젓가락으로 채소와 고기를 함께 집어 김진호의 입속에 넣어주었다. 김진호는 채소고기볶음을 씹어보았다. 고기가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했다.

    “맛있어.”

    김진호의 칭찬에 등려화가 활짝 웃었다.

    “유연연씨 어때요?”

    와인 잔을 가져다가 나란히 앉아서 술도 마시고 안주도 먹었다.

    “일을 잘하는 것 같아.”

    유연연을 잘 채용했다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에서는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데 그녀가 김진호의 옷을 벗겼다.

    ‘이래저래 호강하는구나.’

    김진호는 눈을 감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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