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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특별히 문화적인 도시- 안영노(안녕소사이어티 대표, 전 서울대공원장)

  • 기사입력 : 2018-03-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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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공원 원장 재직시 연간 70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의 여가관광지인 서울대공원을 문화가 풍요로운 공원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동물원 전문가도, 놀이동산 경영인도 아닌 문화기획자가 그곳을 맡은 것은 시민참여의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경영해야 하는 공공장소였기 때문이다.

    문화공원을 만드는 핵심 원리는 시간을 두고 시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꿈과 의지를 나누는 활동부터 이뤄져 수백명에 달하는 각 분야 자문가들이 참여해 ‘대공원을 사랑하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발로 뛰면서 의견을 나누고 꿈을 전파한 것이 전부였지만 2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위대한 숲을 만드는 동행숲 시민모임이 만들어졌고 서울대공원의 콘텐츠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문화는 이렇게 형성되는 법이다.

    절친한 후배가 창원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창원을 문화적인 도시로 만들어 보겠다고 애쓰는 것을 보면서 창의적인 인재들과 연계했다. 사업을 앞당겨 한겨울부터 사랑방과 대화모임을 열면서 꿈을 나누고 문화도시가 되는 법에 대해 함께 공부했다. 그렇게 지난 2월 한 달간 매주 2회씩 10회의 모임을 만들었다. 전국의 청년혁신가, 문화기획자들에게 반향을 준 창원살롱G가 그것이다.

    창원시 담당부서에서 문체부 문화특화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동참과 관심을 높이기 위한 고민으로 새로운 방식을 택한 것이다. 여지껏 행정에서 진행한 딱딱한 일회성 공청회, 보조금지원 정보를 전달하는 일방향의 사업설명회가 아닌 반복되는 작고 진지한 살롱을 계속 진행해 나간 것이다. 서울, 수도권, 제주 등 전국에서 활동하는 청년 사회혁신가, 소셜벤처가들이 창원에 모여 창원의 문화기획자들과 혁신을 이룬 과정과 비즈니스의 고단함을 함께 나누며 공감했다.

    꾸준히 진행된 창원살롱G의 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모임 중반에 창원의 청년이 스스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 시작했고, 지역 활동가, 전문가들이 창원살롱G에 꾸준히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지역대학에서 관심을 갖고 대학 내에서 ‘창원살롱G-캠퍼스’를 만들고자 제안했다. 불과 2월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창원이 문화도시로 변모하려는 열망이 이들 사이에서 느껴졌다.

    문화도시란 무엇인가? 바로 도시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화시민이 되는 도시를 말한다. 이런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문화도시를 만드는 문화기획자들, 시민을 문화시민으로 만드는 문화활동가들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자면 예술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모여 대화를 통해 시간을 두고 문화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문화적으로 특별한 도시란 이런 것이다. 청년들이 계속 꿈을 나누는 대화와 성장의 자리가 꾸준히 계속되고 이것이 창원의 문화적 전통이 되면 좋겠다.

    안영노 (안녕소사이어티 대표, 전 서울대공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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