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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최를 바라보며- 김태명(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

  • 기사입력 : 2018-03-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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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영미’를 외쳤던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지난 8일부터는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는 모두 49개국에서 57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고 한다.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는 일이다. 장애를 딛고 한계에 도전하는 패럴림픽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찾고 이곳에서 꿈과 희망을 이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또 한편으로 동계패럴림픽을 개최하면서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던 장애인 편의시설이 이전보다 더 잘 정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든다.

    얼마 전 지인이 내게 이런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왜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 구분을 해 주지 않는 걸까요? 심지어 잠금장치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은데 그건 왜 그럴까요? 볼일 보는 중에 누구라도 문을 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휠체어를 타는 여자 분이었다. 창원의 한 공공시설을 이용했는데 그곳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있긴 했지만 남녀 구분이 돼 있지 않았다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도 있어 당혹스러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버튼식 자동문이 아닌 미닫이문이어서 손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이 어려운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많이 개선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곳에서 당혹스러워 해야 하고 어려움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하고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건 30년 전, 88서울올림픽과 함께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면서부터다. 당시는 장애인 복지법만 제정된 상태였지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당시 장애인들은 패럴림픽에 투입되는 예산을 차라리 장애인 복지 서비스에 사용하라며 패럴림픽 보이콧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1964년 도쿄패럴림픽 이후 일본이 장애인 복지 선진국이 됐듯 88서울올림픽&패럴림픽을 발판 삼아 장애인 복지를 20년 앞당기겠다고 했고, 실제로 이를 계기로 공공건물에 장애인 편의시설들이 설치되며 장애인 이동권이 확보되기도 했다.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그 30년 동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패럴림픽(Paralympics)’은 ‘나란하다’, ‘동등하다’는 뜻의 ‘파라(Para)’를 ‘올림픽(Olympics)’과 합친 말이다. 올림픽과 함께 장애인올림픽을 개최하는 취지는 장애인 복지 수준을 향상시켜 사회 전반에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나란히 동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개최하면서 우리는 메달에만 열광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개최 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어떨까.

    김태명 (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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