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6월 20일 (수)
전체메뉴

경남지역 학교 성폭력 실태 폭로 '충격'

경남여성대회 ‘학교 성폭력·성희롱’ 성토장 됐다
경남 샤우팅 행사 참가 다수 여학생
성폭행 피해자 사망 사연도 재조명

  • 기사입력 : 2018-03-11 22:00:00
  •   
  • ‘미투 운동’이 사회 각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장에서 경남지역 중·고등학교 교사들의 충격적인 성폭력 실태가 학생들에 의해 폭로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김해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지난 10일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30회 경남여성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일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성폭력과 성차별 등을 공유하는 ‘경남 샤우팅’ 행사에서 학교 교사 및 남학생들에 의한 성폭력과 이러한 성폭력 실태가 외부로 새어 나가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한 학교의 무사안일을 꼬집었다.

    메인이미지
    지난 10일 오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0회 경남여성대회에서 참석한 각계 대표들이 ‘성평등 세상을 향한 변화의 우선 과제’ 11개 항목 등을 담은 여성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이 학생은 “‘난 ○○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아 괜찮다’는 말을 한 교사를 교감에게 고발했더니 다른 교사들이 교실로 찾아와 ‘부모에게 말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며 “뿐만 아니라 팔에 뽀뽀를 하거나 교복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맨살을 만지는 등 학교 안에서 교사나 남학생들로터 일상적으로 성폭력을 당하고, 여학생의 몸이 품평의 대상이 되는 성차별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학생은 “학교라는 공간이 ‘내가 나로 살지 못하는 공간’”이라고 규정하며 “누군가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외쳤다.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한 학생은 “한 교사로부터 ‘너희들은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많이 생산해야 하니 건강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듣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한 학생에게는 ‘술집 여자냐, 남자 꼬시러 가냐’라는 말을 하는 등 중학교 3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성희롱 발언을 들었던 것 같다”며 “사회 곳곳에서 성평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외치면서 정작 빈번하게 성폭력이 일어나는 학교는 왜 배제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경남 샤우팅에서는 또 지난 2012년 한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어느 자매의 자살 사건도 재조명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04년 서울에서 한 대학원생(당시 34세)이 아르바이트로 보조출연자 일을 하다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반장 10여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받은 충격과 경찰 조사과정에서 겪은 스트레스로 인해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다. 언니에게 아르바이트를 권했던 여동생(당시 30세)도 언니의 죽음 이후 목숨을 끊었고, 이 충격으로 부친도 뇌출혈로 쓰러져 숨을 거뒀다. 이날 보조출연자 자매의 모친은 주최 측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당시 경찰의 수사가 딸들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10일 청와대에 사건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등록됐다.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참가자들에 호소했다.

    한편 이날 경남여성대회에는 300여명이 참가해 ‘성평등 세상을 향한 변화의 우선 과제’ 11개 항목 등을 담은 여성선언문을 발표하고,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창원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도영진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