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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92) 제22화 거상의 나라 52

“어머니 혼자 계시면 안 되잖아?”

  • 기사입력 : 2018-03-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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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고향에 갔으니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네. 도착해서 친척들에게 인사하고 놀고 있어요.”

    “편하게 잘 쉬었다가 와.”

    “나 없을 때 바람피우면 안 돼요.”

    “알았어.”

    “그리고 동생 둘을 데리고 갈 건데 허락해 줘요.”

    “동생을 왜?”

    “동생들이 북경에서 공부하고 싶어 해요.”

    “방이 세 개밖에 안 되는데.”

    “서재방을 막내와 같이 써요. 방 하나는 시언이에게 주고….”

    시언이는 산사의 여동생으로 1년만 있으면 대학에 입학하는데 북경대학에 가고 싶어 했다. 막내는 사내아이로 중학생이다. 중학생이 오면 그 아이들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준희인데 한국 드라마에서 따왔다. 최근에 중국인들은 아이들 이름을 작명하면서 한국 드라마에서 따는 일이 많았다. 10년 전에는 <소오강호> 등을 지은 김용의 소설에서 따오는 일이 많았다.

    이에 중국의 지식인들이 개탄하면서 아이들 이름을 짓는 부모에게 시경 같은 고전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들딸이 모두 북경으로 오면 산사의 어머니는 어떻게 해?’

    산사의 고향에는 어머니만 남게 된다. 어머니도 올라오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머니 혼자 계시면 안 되잖아?”

    “어머니는 차 농사를 지어야 한대요.”

    “그래도 어떻게 어머니 혼자 있게 해?”

    “어머니는 좀 더 상의해 볼게요.”

    “알았어.”

    산사와 통화를 끝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산사의 가족이 모두 올라온다면 사생활은 침해당하지만 산사도 그와 하루 종일 같이 있으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산사가 일을 했던 가게 주인 유청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를 내일 점심 때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튿날은 서울에서 직원들이 도착하는 날이었다. 사무소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여관에 가서 장기 계약을 했다.

    앞으로 직원들이 북경에 상주하는 일이 많을 것이었다. 등려화는 책상과 컴퓨터가 왔기 때문에 그것들을 감독했다.

    김진호는 점심시간이 되자 유청을 만나러 나갔다.

    “의류사업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유청이 식사를 하면서 물었다.

    “예. 이제 곧 1호점을 오픈할 생각입니다. 가게가 내일이면 비워질 겁니다. 인테리어를 마치고 개점을 해야지요.”

    “사업을 그것만 할 겁니까?”

    김진호는 유청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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