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6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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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경남 첫 국제중학교 설립한 김인수 이사장

“교사 경험 토대로 ‘글로벌 인재’ 키우고 싶었다”
20여년 교사하며 학교 운영 꿈 키워
폐교부지 구입 10년 만에 학교 설립

  • 기사입력 : 2018-03-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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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수 기파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경남 첫 국제중학교인 선인국제중학교 설립 배경과 설립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지역 국제분야 최초의 특성화 중학교인 선인국제중학교가 지난달 24일 진주시 대곡면 옛 대곡초등학교 월암분교 부지에 개교했다. 사학(私學)은 우리나라 근대 교육의 시작이었고 한국 교육을 지탱해온 큰 축이지만 일부 재단의 비리와 전횡 등으로 취지가 퇴색하고, 공립학교에 밀리면서 존재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 때문에 기존 사학들도 하나둘 교육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이런 정서와는 반대로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을 심는다는 ‘십년수목백년수인(十年樹木百年樹人)’이란 말을 실천하기 위해 사립학교를 세운 이가 있다. 김인수(51) 기파교육문화재단 및 선인국제중학교 이사장은 폐교된 학교 부지를 구입한 뒤 나무를 심고, 건물에 페인트칠을 하며 10년 만에 학교를 설립했다.



    -선인국제중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경남에는 다양성 교육 차원에서 음악, 영화, 연극을 비롯해 각종 대안학교들이 생겼지만 국제분야 중학교는 없었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로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미래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 협업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선인국제중은 영어나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는 물론 그 나라의 사회, 문화, 역사를 배우고 국제무대를 리드할 수 있는 국제이해와 다양한 교육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 역량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교육과정도 영어, 중국어, 일어, 국제이해1, 국제이해2 등으로 편성됐으며 영어캠프, 국제이슈토론, 해외교환수업, 국제모의재판, 외국어 화상 수업 등 특색 있는 교육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오전에는 일반학교와 동일한 수업방식으로 이뤄져 있고, 오후에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활동 위주의 교육과정이 편성돼 있다. 수요일에는 골프, 궁도, 볼링 등을 배우고 경상대 등과 협약을 맺어 과학이나 물리 등을 대학에서 배울 수 있도록 편성했다. 선인국제중은 사립이지만 공립인 부산국제중을 벤치마킹해 다른 국제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비도 저렴하고, 밥값 외에 기숙사비는 받지 않는다.

    -학교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1997년부터 20여년간 교사생할을 했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이 공부만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선하거나 자퇴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지켜봤다. 도움의 손길을 뻗고 싶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위로밖에 없었다. 정해진 학교의 테두리 안에서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면서 내 손으로 학생들을 지키기 위한 일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그때부터 갖기 시작한 것이 학교 설립의 꿈이다. 예전과 달리 사립학교도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돈이 되지 않는다. 한 학년에 30명씩으로 모두 90명의 학생이 전부다. 수입과는 거리가 멀다. 교육이 많은 돈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진짜 필요한 것을 챙겨줄 수 있는 마음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해 20여년 교육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아내도 교사고 나도 교사다. 얼마든지 편하게 살 수 있지만 돈보다는 남은 인생은 아이들의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왜 진주에 학교를 설립했나.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부지를 마련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만큼 어려웠다. 창녕은 물론 창원 일대도 둘러봤지만 엄청난 땅값 때문에 구입이 거의 불가능했고, 마침 대곡초 월암분교를 보고 고민 끝에 구입하게 됐다. 진주가 교육의 도시인 것도 한몫했다. 폐교부지는 용도가 한정돼 있어 학교를 짓겠다는 조건으로 구매했고, 도의회 교육위원의 현장실사와 전원 찬성으로 마련하게 됐다. 위치는 외진 곳이지만 지금 기숙사 외에 추가로 기숙사를 건립할 예정이고, 통학버스도 별도로 운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공부에는 지장이 없도록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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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첫 국제중학교 설립자인 김인수 이사장이 진주시 대곡면 옛 대곡초등학교 월암분교 부지에 개교한 선인국제중학교 교문에서 설립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학교 설립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던데.


    ▲지난 2008년 특성화중학교 설립계획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하면서 시작했고, 학교 설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자료수집과 서류접수, 행정절차 처리까지 모두 혼자서 해야 했기 때문에 힘이 들었다. 학교를 세운다는 것이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학생들의 안전은 물론 지속적인 교육여건을 위한 시설 등 토대가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기존 건물을 이용하려 했지만 안전문제가 제기돼 건물을 허물고 신축을 했다. 이런 부분에서 학교설립인가가 반려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최종 승인이 남았지만 서류를 다 갖추지 못해 또다시 1년간 개교가 지연되면서 장장 10년을 끌었다. 설립이 지연되면서 재정적인 압박으로 아내가 여러 면에서 굉장히 고생을 했다. 10년 동안 외식도 한 번 못했다. 아내가 없었다면 이뤄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인국제중의 ‘선(善)’은 아내 이름의 가운데 자를 땄고, ‘인(仁)’은 내 이름의 가운데 자를 따 붙인 것이다. 이걸로 고생한 아내에게 선물로 대신했다. 학생모집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의구심 어린 시선도 힘들었다. 모든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모들로서는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사립학교 설립에 대한 삐딱한 시선과 이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한 제 불찰이 더 힘들게 했다. 개교식에는 부정청탁방지법을 발의한 김영란 전 대법관과 남편인 강지원 변호사가 나란히 참석했다. 두 분은 학교 설립에도 지속적으로 마음을 써 주었다. 강 변호사는 학교의 명예이사장으로 위촉돼 있다. 학교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실 필요가 없다. (웃음)

    -기파교육문화재단은 무슨 뜻인가.

    ▲선인국제중학교는 국제분야를 다루지만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전인교육을 바탕으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파는 신라시대 화랑으로 찬기파랑가에도 나온다. 우리 것을 먼저 알고 뒤에 외국의 다양한 문화도 배우자는 그런 마음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기파를 생각했다. 외국어를 배우는 학교지만 우리 전통문화를 먼저 알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앞으로 계획은.

    ▲선인국제중은 경남 교육을 넘어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과정으로 국제화 시대의 주역으로 당당히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해외 거주 경험이 없어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사용하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외국어 교육 특성화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다. 초대 교장으로는 고등학교 은사인 이돈명 선생님을 모셨다. 나는 설립자지만 교감으로 있으면서 교사, 학생들과 직접 부대끼며 생각이 크는 학교, 이야기가 풍성한 학교 그래서 모두에게 따뜻한 학교로 안착되도록 하겠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 김인수 이사장은?

    1968년 창녕에서 태어났다. 경상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창녕영산여자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창녕고, 영산여중, 간디고, 진주외국어고에서 20여년간 교편을 잡았다. 지난 2008년부터 특성화중 설립계획서 제출과 반려를 반복하다 10년 만인 지난해 10월 최종 인가를 받고 올 2월 경남지역 특성화중학교 가운데 국제분야 중학교로는 처음으로 선인국제중학교를 개교했다. 현재 기파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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