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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군자신독(君子愼獨) - 군자다운 사람은 홀로 있을 때도 삼간다

  • 기사입력 : 2018-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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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시인, 연출가, 배우, 사진작가, 인간문화재 등 자기 분야에서 평생 노력해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지금 성폭행, 성희롱 등의 문제로 사방에서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는 대접받는 최고의 인물이었는데, 숨겨진 좋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자 바로 범법자가 되어 버렸다.

    이런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혼자 하는데 누가 알겠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밀이 보장될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 달린 감시카메라만 400만 대라고 한다.

    ‘중용(中庸)’이란 유교 경전에 “숨겨져 있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은 없고, 아주 미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 그러기에 군자는 홀로 있을 때도 스스로 삼간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고 했다.

    송(宋)나라 때 사마광(司馬光)이란 학자는, “평생 동안 한 일 가운데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은 적이 없다.(平生所爲, 未嘗有不可對人言者)”라고 했다.

    남이 보면 바르게 처신하고, 안 본다고 멋대로 처신하면 언젠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언제나 바르게 처신해야 한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이 종로에서 기생 한 패가 지나가는 것을 한참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숙이고 혼자 말로, “이 마음이 나를 죽이는구나!”라고 후회했다. 일반 사람들이 들으면 “그게 어때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정한 마음이나 나쁜 일을 할 마음을 싹이 트려고 할 때 바로 잘라 버린 것이다.

    이성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성인(成人)이라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나 스스로 절제를 하지 않으면 동물적인 행태로 점점 다가간다. 퇴계선생의 경우 싹이 트려고 하자마자 잘라버린 경우다. 잘못된 생각이 다 자라고 난 뒤에는 자를 수가 없다. 자르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유교에서 말하는 공부는 지식공부도 포함되지만 사람 되는 공부를 더 강조하였다. 윤리도덕을 지극히 중시하였다. 절제하는 것도 훈련을 하면 힘이 더 커진다.

    오늘날 사람들은 유교에서 말하는 윤리도덕이라 하면 대부분 비웃는다. 그러나 지금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내부를 보면 썩을 대로 썩었다.

    성폭력 가해자로 폭로당한 우리시대 최고의 연출가는 대통령과 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후보 지지 방송에도 출연하여 문화부장관 물망에도 올라 있는 사람이다.

    성폭행 성희롱의 가해자로 폭로를 당한 그들이 쌓아올린 자기 분야의 업적은 대단하다. 무너져 내리는 것이 아까운 점이 많다. 결국 자업자득이다. 그러나 사람이 안 되는 사람이 만든 문학이나 예술은, 말솜씨가 번지르르한 사기꾼이 하는 정직에 관한 강연과도 같은 것이다. 감동이나 설득력이 있겠는가?

    * 君 : 임금 군. * 子 : 아들 자.

    * 愼 : 삼갈 신. * 獨 : 홀로 독.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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