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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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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84) 제22화 거상의 나라 44

“우리 혼인 신고를 해요”

  • 기사입력 : 2018-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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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국물이 있는 우동과 만두를 주문하여 먹었다.

    “서울의 일은 잘 됐어요?”

    산사가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

    “응.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됐어.”

    “어떻게요? 청바지도 못 팔았잖아요?”

    “누나에게 사업계획서를 들이밀었지. 누나는 한국 최고의 기업에서 비서로 일을 했기 때문에 통이 큰 편이야. 매형이 살아있을 때는 집에서 살림만 했는데 매형이 죽자 밖에서 활동을 했어. 한국사회에 상당히 영향력을 갖는 사람이 되었어.”

    “어떻게 영향력이 있어요?”

    “정치와 경제계에 많은 인맥이 있어. 돈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

    “누님이 진호씨를 좋아하나봐요.”

    “나도 누나를 좋아해.”

    휴게소에서 잠시 쉰 뒤에 다시 운전을 하여 북경의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집으로 돌아오자 아늑했다. 이상하게 북경이 친근한 느낌이 들고 서울이 낯설게 느껴졌다.

    “북경에도 사무실이 하나 있어야 돼. 북경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고.”

    김진호는 옷을 갈아입고 산사에게 말했다.

    “내가 다니던 옷가게 사장님 알아요? 그 사장님 어때요?”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을까?”

    “요즘 장사가 안 되어서 힘든 것 같아요.”

    “그럼 그 사람을 초대해서 식사를 할까?”

    “그래요. 중국인들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관계를 만들어요.”

    “초대하려면 이유가 있어야지. 산사와 혼인신고를 할까?”

    “맞아요. 우리 혼인 신고를 해요.”

    산사가 김진호의 무릎에 올라와서 속삭였다.

    “정말?”

    “그럼요. 나 잘할 수 있어요.”

    “결혼식은 천천히 하고 혼인신고는 내일 하지.”

    “네.”

    산사가 키스를 했다. 이튿날 김진호는 산사와 함께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산사의 옛날 주인에게 가서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오후에는 산사와 함께 시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했다. 김진호는 산사가 좋아하는 샤브샤브를 준비했다.

    산사의 옛날 사장은 유청이라는 사람이었다. 40대 초반으로 딸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부인과 함께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왔다.

    “오늘 혼인신고를 했어요. 그래서 두 분을 초대했어요.”

    김진호는 유청에게 산사와 혼인하여 중국에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의류를 수입하여 장사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청은 혼인을 축하하고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호는 그들과 술까지 마셨다. 한국에서 가지고 간 복분자 술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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