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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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모로코 사하라 사막

사하라서 ‘추억의 샘’을 찾다

  • 기사입력 : 2018-02-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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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타를 타고 저 멀리 보이는 사하라 사막으로 출발했다. 학센과 알리는 낙타를 타지 않고 걸어서 갔고, 우리는 낙타를 타고 갔다. 사막으로 들어서자 온 사방이 모래였고 바람이 불자 모래들이 휘날렸다. 꽤 강한 바람에 눈과 피부가 따가워 우리는 스카프로 얼굴을 동동 동여맸다. 사막 안으로 가면 갈수록 우리는 길을 전혀 모르겠는데, 알리는 하늘과 저 멀리를 보며 이쪽 방향이라면서 길을 찾아갔다. 신기했다. 우리는 ‘여기서 길 잃으면 진짜 죽을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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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라의 선셋을 배경으로 찍은 모습.



    한참을 가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아플 무렵, 학센과 알리는 멈춰선 뒤 모래에 발을 디뎌 보라고 했다. 시키는 대로 모래도 만져보고 글도 적고 사진도 찍고 사하라를 마음껏 느껴보았다. 모래는 생각보다 부드럽고 입자가 고왔다. 모래 위를 걷는 게 쉬운 줄 알았는데 발이 푹푹 빠지고 한 발짝 한 발짝 내딛기가 무척 힘들었다. 모래 위에 글을 쓰고 손을 턴다고 털었는데 손바닥 손금 사이사이에 모래가 껴서 빠져나오질 않았다. 그 정도로 사하라의 모래는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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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막. 베이스캠프로 돌아가고 있는 나와 알리의 모습.



    사진을 찍고 놀다가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넋 놓고 구경하고 있었는데 얼른 출발해야 한다고 다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낙타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어두워지는 사막을 바라보며 조금 더 길을 갔더니 베이스캠프가 보이기 시작했다. 후다닥 내려서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이것저것 잘 준비가 돼있어서 놀라웠다. 베이스 캠프에는 침대도 준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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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를 타고 있는 나와 알리 모습.



    하지만 너무 더웠다. 여기서 자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거기서는 더워서 못 잔다고 했다. 역시, 물이 나오는 신기한 수돗가에서 손을 씻고 우리는 얼른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알리와 친구들은 뚝딱뚝딱 저녁을 준비해줬다. 너무 배가 고팠던 터라 음식을 보자마자 허겁지겁 먹었다. 그때 알리가 선물이라며 준 것이 있는데 콜라였다. 유럽여행을 하며 항상 갈증이 나면 벌컥벌컥 들이켜던 콜라는 여행 중반쯤 되니 중독돼 버렸는데, 사막에 오면서 먹지 못할 거라 생각한 콜라를 보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게다가 얼음물에 재워뒀는지 엄청 시원했다. 그렇게 행복한 만찬을 하고 알리를 따라 밤의 사하라를 구경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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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를 타다가 중간에 내려서 쉬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씻고 잘 준비를 했다. 씻는다고 해서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단한 세수와 양치질 정도. 야외 침대에 누웠다. 사막은 낮과 밤의 온도차가 심하다고 들었던 것 같아 춥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침대 위에 이불도 놓여 있었다. 별이 가득한 사막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다. 새벽에 살짝 추워서 깔고 있던 이불을 덮으려 눈을 떴는데 별이 쏟아질 듯 가득 하늘을 채우고 있었다. 그렇게 별들을 바라보다 또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라’는 소리와 함께 눈을 뜨자마자 조식을 받게 됐다. 메뉴는 빵과 오렌지 주스뿐이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우리는 모두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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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익숙해진 사하라 사막을 여유롭게 구경하며 즐기고 낙타들을 보며 웃고 있을 때 또 다른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우리가 낙타를 타면서 되게 놀랐던 점 중 하나가 낙타들은 계속 똥을 싼다. 여러 명이서 사막투어를 가게 되면 낙타를 2~3마리 정도 같이 연결한다. 그러면 뒤에 탄 사람은 앞사람 낙타의 뒷모습을 보게 되는데 항문이 바로 눈앞에 있다. 그런데 계속 걸으면서 낙타들이 똥을 싸는데, 원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그 모습을 보게 된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다소 충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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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본 베이스캠프.



    여름의 사막은 너무 더워서 대부분 사막투어를 1박으로 하는데, 해가 지기 전 4~5시쯤 출발해 저녁을 먹고 야간 공연을 구경하고 잠을 자고 돌아온다. 우리는 사막에 오래 있고 싶어서 2박으로 투어를 신청했다. 그래서 첫날 4~5시쯤 출발해 제1베이스캠프에서 잠을 자고 둘째날 원래 다른 사람들이 첫날 오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쯤 되어서 또 맛있는 밥을 줬다. 알리네를 강추하는 이유는 밥이 정말 맛있다. 놀랍게도 사막에서 훈제 치킨을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게 정말 꿀맛이었다. 지금도 우리는 사막도 그립지만 알리네 음식이 그립다고 종종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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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네 식구들의 야간 공연.



    점심을 먹은 후, 12~2시쯤 되니 너무 더웠다. 그것이 사막이었다. 우리 모두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가만히 누워 있자 알리는 그늘을 만들어주면서 낮잠이라도 좀 자라고 했다. 자려고 누웠으나 너무 더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알리는 우리 보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곳에는 우물 같은 곳이 있었다. 우물 물을 한 바가지씩 뒤집어쓰고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진짜 꿀잠이었다. 그리고 곧 아쉽게도 두 번째 밤이 깊어왔다. 그날도 야외취침을 했다. 달이 밝고 구름이 너무 많아 별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아쉬운 사하라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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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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