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도내 연극계의 일련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김해지역 극단 대표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을 추가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1일 오전 성폭력특별수사대를 중심으로 도내 연극계 성폭력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공소시효 등을 감안해 먼저 김해지역 극단 ‘번작이’ 조증윤 대표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피해 여성을 2명으로 파악하고 이 중 한 여성과 접촉해 피해 상황 등 진술을 확보했다./출처= 픽사베이/
하루 앞선 20일 페이스북에는 각각 당시 16세와 18세인 미성년자 2명이 김씨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피해 여성에 대해서도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피해조사 시기를 조율 중이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시기와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점 등으로 미뤄 김씨의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07년 12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성인이 된 이후부터 공소시효가 계산된다.
조 대표의 성추문을 최초로 폭로한 김모씨는 하루 앞선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후배 A씨로부터 제보받았다는 미투(me too) 사례를 게재했다. A씨는 당시 18세였으며 “볼에 뽀뽀를 해달라며 시작되었다.(중략) 마지막에 조수석에 남은 나의 옷 속에 그의 손이 들어왔다. (중략) 함께 영화를 보자던 그날 그 방에서 범해졌다. 이후로도 몇 차례 차에서, 무대에서, 대표실에서 나에게 관계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당시 연극부 선배였던 B씨로부터 제보받은 미투 사례도 게재했다. B씨는 중학생이던 당시 극단의 조 대표와 다른 단원 2명이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뽀뽀하려면 양치하러 가야겠다. 남녀가 평생 기억에 남기 위해선 xx를 해야 한다’ 등의 성적 발언을 일삼았으며 “데려다준다고 차를 타고 가는데 차비를 입맞춤이라고 하길래 당황해서 가만 있으니까 키스를 했다. 너무 놀라서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까 혼자 하니까 재미가 없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조 대표의 성폭력을 최초로 폭로한 김씨는 기자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후배들의 미투가 묻히지 않았으면 한다”며 “조 대표가 물러나는 선으로는 안 된다. 극단을 해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용훈·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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