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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호 경남FC 대표 돌연 사퇴… 왜?

축구계 술렁… '클래식 새출발' 업무 차질 우려

  • 기사입력 : 2018-01-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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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년째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하위 팀을 맴돌던 경남FC를 지난해 클래식(1부 리그)으로 승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조기호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 대표이사가 18일 오전 돌연 사직서를 구단 사무국에 제출했다.

    조 대표는 일부에서 보도된 ‘경남FC 표적감사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이날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신청했지만 한 대행이 면담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최근 경남도와 경남FC를 둘러싼 각종 설(說)이 증폭되면서 3년 만에 클래식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던 경남FC는 비상이 걸렸다.

    ◆한 달 새 2차례 감사받은 경남FC= 경남FC는 최근 한 달 새 경남도로부터 2차례의 감사를 받았다. 첫 번째 감사는 지난 12월 중순부터 약 1주일 동안 진행됐고, 두 번째 감사는 이달 12일부터 10일 동안 진행되고 있다. 축구단이 감사를 받은 지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또다시 감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이며, 경남FC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표적감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홍준표 도지사 시절 경남FC 대표로 임명된 조기호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또 한 대행과 고교 동문이자 전임 경남FC 감독인 최 모씨를 ‘사무국장’에 내정하기 위한 압박이라는 소문도 지난해 말부터 돌았다. 경남FC가 두 번째 감사를 받기 하루 전인 지난 11일 한 대행은 정책조정 회의에서 “경남FC가 올해부터 1부 리그로 승격했는데 아직도 대표가 실무적 역할까지 다하고 있다. 1부 리그에 걸맞게 사무국 기능 강화도 필요하다. 이른 시일 안에 사무국장을 선임하라”고 지시, 관련 의혹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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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한 대행, 의혹 직접 해명= 한 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경남FC의 2차례 감사를 두고 표적감사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12월 감사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의해 모든 출자출연기관 등에 대한 채용 비리를 조사했고, 지난 12일부터 진행 중인 감사는 경남FC의 재정 상황과 회계실태, 기타 운영상황을 두고 점검하는 ‘컨설팅 감사’라고 했다.

    그는 “경남도가 지난해보다 20억원 많은 90억원을 올해 지원했는데 경남FC에서 돈이 부족하다 하고, 최근에는 ‘대표가 500만원이 없어 전지훈련 격려 방문을 못 갔다’는 보도가 있어 사실 규명 차원에서 (제가)감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최 모씨를 ‘사무국장’에 추천했다는 의혹도 해명했다. 그는 “경남FC가 명색이 프로 리그 구단인데 행정·회계·사무 전문가인 사무국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원래 있었던 사무국장 자리를 원상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렇지만 어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무국장직을 마련하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특정인 최 모씨가 과거 국가대표도 했고 경남FC 감독도 했고 해서 이러한 인물을 경남FC에도 활용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자고 말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했다.

    ◆경남 축구인 반응= 조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직서 제출에 지역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축구인은 “안종복이나 박치근 같은 전임 비리 대표들과 달리 조 대표는 어려운 여건에서 경남FC를 클래식까지 승격시켰다. 그런데 최근 2차례의 감사 이후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양새는 도가 조 대표를 자르려고 압박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관련 의혹은 경남도에서 나왔는데 책임은 경남FC와 조 대표가 지는 꼴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축구인은 “한 대행과 최 모씨에 대한 소문은 지역 축구인이라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얘기다”며 “루머에 불과하므로 성급하게 판단하기 곤란하지만, 조 대표가 이번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그 루머가 사실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FC서포터즈는 이날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경남FC서포터즈 관계자는 “경남도 요청으로 19일 오전 구단주인 한 대행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대표 공백, 최소 6월까지 이어질 듯= 한 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표의 거취와 관련, “아직 (사직서 수리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 당초 취지는 조 대표를 경질하는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최근 경남FC와 관련된 왜곡보도에 대해 대표가 어떤 형태가 됐든 진실을 밝혀야 했다. 그동안 수차례 문제 제기에도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사직서 반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했다.

    사직서가 수리되면 경남FC는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 대표 없이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중간에 ‘권한대행’ 형식으로 대표가 선임돼도 선거 후 다른 대표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경남FC의 안정적인 클래식 안착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특히 전임 대표들이 비리로 홍역을 겪던 시기, 경남FC가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2차례 감사로 사무국 직원들은 2개월 동안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개막일까지 불과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비롯해 스폰서 유치, 선수 계약 마무리 등이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사직서가 반려돼도 조 대표가 지난 시즌만큼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조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원 섭섭하다. 그러나 불명예스러운 퇴진이다”며 “500만원 때문에 전지훈련지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을 감시하는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고, 비용도 아끼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 이것이 두 번째 감사의 빌미가 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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