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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가고 싶어 군침 도는 도시의 반열에- 최노석(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 기사입력 : 2018-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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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88서울올림픽을 프랑스 파리에서 맞았다. 당시 한 중앙일간지 유럽특파원으로, 근무지가 파리였던 탓이다. 내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컸지만, 대신 올림픽 개최 후 큰 선물 하나를 받았다. 그것은 올림픽 이후 특파원에게 보내는 보도자료가 전부 한글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 이전에는 모두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 보도자료를 읽고 해석하는 데만 많은 시간 낑낑대야 했었다. 하도 반가워서 왜 그렇게 됐냐고 프랑스 외부성에 문의했다가 아주 정중한 답변을 들었다. 한국이 그런 문화국가인 줄 전에는 몰랐다는 것이다. 올림픽을 맞아 한국에 취재하러 갔던 프랑스 언론들이 한국의 구석구석을 둘러본 끝에 한국은 무시할 수 없는 문화국가임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 문화국가라면 당연히 최고의 예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이 크게 높아진 증거이다.

    어쩌면 창원도 도시로서의 격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지도 모른다. 외국인이 와 보고 싶어 군침 도는 도시로 도약하는 일 말이다. 한 번쯤은 꼭 추억을 쌓고 싶은 도시. 그리고 그곳을 다녀왔다고 자랑할 수 있는 도시 말이다. 이것이 과연 꿈으로만 그칠까? 지난 2일 열린 ‘창원방문의 해 성공 기원탑’ 제막식에서는 그런 군침 도는 도시 건설을 위한 씨앗이 뿌려진 기념비적인 행사였다. 물론 방문의 해 한 가지로 그렇게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방문의 해를 선포하도록 만든 원동력, 곧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창원 개최는 그럴 가능성을 이미 잉태하고 있다. 그것은 지난 110년 동안 이어져온 사격선수권대회 개최지를 살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동안의 개최지는 각국의 수도는 물론 세계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관광도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창원시가 사격선수권대회 개최도시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이들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군침 도는 관광도시의 반열에 섰다고 볼 수 있다. 1897년 제1회 개최지인 프랑스 리옹으로부터 2회 이탈리아 토리오, 그리고 스위스 취리히, 미국의 캠프 페리, 덴마크 비보르, 스페인 그라나다 등 손가락을 다 꼽기가 어려울 정도의 멋진 관광도시들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오는 사람들이 세계 최고 갑부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만큼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했던 탓이다. 취미생활 중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사격이다. 올해 창원시에 이런 세계 최고의 갑부들이 몰려온다. 방문의 해를 선포한 것도 이 대회에 참석하는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하고, 이를 기회로 관광창원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자 한 의도였다. 제막식은 이런 염원이 담겨져 있었다.

    문제는 이제 창원시민의 몫이 남았다는 점이다. 창원의 주인은 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민들이 나서 창원을 방문하는 손님을 극진하게 맞이해야 한다.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방문객들이 창원시에 막대한 돈을 떨어뜨림으로써 창원의 또 다른 경제축이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창원방문의 해인 올 한 해 시민들이 나서 내 집 앞 청소부터 깨끗하게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거울을 보고 미소 짓는 연습도 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외국어 한두 마디 정도는 하면 더 좋겠다. 그럴 때 미국 뉴욕 시민들이 자신들을 ‘뉴요커’라고 부르며 자긍심을 갖듯이 창원시민들도 창원시민임을 어깨 펴고 자랑하게 될 것이다.

    최노석 (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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