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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화폐유통(貨幣流通) - 돈이 흘러 통하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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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모든 재산 거래는 화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로 된 지폐나 수표 등을 사용했는데, 오늘날은 전자화폐로 다 이루어진다.

    화폐는 우리 말로 ‘돈’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돈’의 어원은 ‘돌다[回]’에서 나왔다고 한다. 원시인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물건과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는 물물교환(物物交換)을 했는데, 물물교환은 운반하기 힘들고, 값을 매기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화폐가 생겨났다. 서양에서는 약 5000년 전부터 화폐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4000년 전인 중국 은(殷)나라에서 이미 조개 껍데기로 된 화폐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제와 관계된 글자에는 거의 대부분 조개 ‘패(貝)’ 부수가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돈 ‘화(貨)’자는 물론이고, 살 ‘매(買)’, 팔 ‘매(賣)’, 팔 ‘판(販)’, 바꿀 ‘무(貿)’, 살 ‘구(購)’자 등이다.

    조개 껍데기 이외에 베, 곡식, 가축, 피혁, 보석 등이 교환에서 화폐의 기능을 했다. 이런 것을 자연화폐라고 일컫는다.

    그러다가 금·은 등으로 금속화폐를 만들어 썼다. 가치가 높고 훼손이 적으며, 품질이 일정하고 또한 생산량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으므로 그 지니고 있는 가치의 변동이 적었다. 금·은은 생산이 많지 않으므로 여러 사람들이 재산가치를 약속해서 쓰는 보조화폐가 생겨났다. 금·은 이외의 구리, 주석, 철 등의 소재가 선정되어 보조화폐로 주조되었다.

    본위화폐, 보조화폐 등은 무거워 액수가 많을 경우 불편하였으므로, 더 간편한 지폐가 널리 쓰였다. 이 밖에도 지폐에 준하는 은행권, 어음, 수표가 사용되었다. 지폐나 수표 등은 여러 사람 사이의 가치에 대한 약속이지, 그 자체가 그 액수만큼 재산가치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지폐 수표 등도 다 액수가 커지면 소지하기 귀찮고 도난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근래는 전자거래를 주로 한다. 전자거래 역시 재산가치에 대한 약속일 뿐이다.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현금으로 급료를 지불하고, 상품대금을 현금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대단히 불편했다. 각 기관마다 월급날이 되면 경리과 직원들이 비밀리에 은행에 가서 경찰을 대동하여 돈을 차로 싣고 와 비밀 장소에서 밤을 새워 돈을 헤아려 봉투에 넣어 급료를 지불했다.

    그러던 것이 온라인을 통해서 각자의 계좌에 금액을 불입해 주었고, 급료를 지급받은 사람은 필요할 때 현금으로 꺼내어 쓸 수도 있고, 온라인을 통해서 필요할 때 지불할 수도 있었다.

    최근 가상화폐(假想貨幣)라는 것이 나타나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정부의 경제부처에서도 정확한 대책을 못 세우고 있는 듯하다. 각 나라마다 대응책이 다르다. 일반 사람들은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운 듯하다. 지금의 전자화폐도 가치의 약속이니까 가상화폐 역시 가치의 약속임은 틀림없다.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기대된다.

    * 貨 : 돈 화. * 幣 : 돈 폐.

    * 流 : 흐를 류. * 通 : 통할 통.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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