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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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유혹 채팅앱 사용해보니…

앱 접속 3분 만에 24명이 성매매 제안
본인인증·남녀 구분없이 사용 가능
성매매 비용 등 알려주며 만남 요청

  • 기사입력 : 2018-01-1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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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 사이즈가 어떻게 돼요? 얼굴 보고 맘에 들면….”

    지난 9일 기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한 성매매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암암리에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톡’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했다. 이 앱은 남·여 구분 없이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본인 인증 없이 사용 가능하다.

    닉네임 옆에는 상대방과의 거리가 km 단위로 표시돼 있어 같은 지역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기자는 성별은 여자, 닉네임을 ‘강녀’로 설정한 후 본격적인 채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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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직접 채팅앱에서 주고받은 내용.

    지역별 채팅방이 개설돼 있는 곳에서 경상지역 채팅방에 접속한 지 채 3분이 되지 않은 시간. 24명의 남성에게서 쪽지가 빗발쳤다. 이 중 기자와 39km 떨어진 부산에서 28살 남성이 대화를 걸어왔다. 이 남성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알려주며 성매매를 제안했다. 기자도 가상의 신체 사이즈를 알려줬고 이 남성은 단번에 “좋다”고 답하며 성매매 비용으로 13만원을 제시했다. 만남 후 얼굴이 마음에 들 경우 2만원을 더 얹어 준다고도 했다. 이 남성은 기자의 메신저 아이디와 전화번호를 요구했고 김해의 한 모텔을 지정하며 만남을 요청했다.

    나머지 23명의 남성으로부터 도착한 쪽지도 비슷한 내용이었다. 한 남성은 한 번 만남에 2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고, 거리가 가까우니 주기적으로 관계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러한 내용을 스마트폰 스크린샷 기능을 이용해 저장하려 했지만, ‘보안정책에 따라 화면을 캡처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떠 저장은 불가능했다. 남성들과 나눴던 대화 내용은 한 번 삭제하면 복구가 되질 않아 증거조차 남지 않았다.


    익명성이 강한 앱의 특성 탓에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성매매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앱을 이용한 스마트폰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톡’을 설치해 실태 파악에 나섰다. ‘○톡’은 경남지역에서 성매매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화 상대를 구한다’는 한 줄 소개를 바탕으로 경상지역 채팅방에 접속했다. 20대 여성 A(21)씨는 만남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도내 한 모텔 앞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다. 현장에서 만난 A씨는 1회 성매매 대가로 15만원을 제시했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하는 중간 역할인 브로커가 있다고 추측해 “친구 한 명이 더 있으니 한 명을 더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성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여성이 모텔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경찰 확인 결과 A씨가 불러낸 여성은 성인이 아닌 중학생 B양(16)이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결과 A씨와 B양은 최근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모텔에서 수일째 함께 투숙하고 있었다. A씨와 B양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톡을 이용해 13만~15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016년 ‘실시한 청소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조건만남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톡’과 유사한 채팅앱(37.4%), 랜덤채팅앱(23.4%), 채팅사이트(14%) 등으로 상대를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9명은 조건만남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답했다.

    경남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경남지방경찰청이 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매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70건을 적발했고 332명을 검거해 17명을 구속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중 10%가 넘는 35명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불특정 상대방과 채팅 또는 쪽지를 주고받는 앱을 이용해 성매매 및 조건만남을 했다. 단속이 강화될수록 대화 내용이 점점 교묘해지고 앱에서 전화번호를 교환해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단속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앱은 성매매를 가장한 사기 범죄에도 이용되고 있다. 성매매를 내세워 대화방에 선정적인 사진을 올려 남성, 여성들을 모집하고 예약금을 선입금하게 하는 방법의 사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행법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과 관련해서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를 처벌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 채팅 앱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는 서비스 제공자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최근 앱을 통해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유혹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이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지난해 11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에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아동·청소년의 성매매를 알선·유인·권유 또는 강요하는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남지방청은 청소년들의 방학기간과 맞물리는 내달 9일까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성매매 집중 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성매매 처벌법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성매매를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찰 관계자는 “앱을 통해 개인뿐만 아니라 업소에서 조직적으로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매매를 가장한 사기 사건도 일어나는 만큼 집중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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