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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진주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교훈-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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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진주시가 지난 6월 전면 시행한 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놨다.

    문제는 왜 50여년 만에 시행한 대대적인 노선개편에 대한 부분적인 보완이 아닌 또 다른 개선방안이 나왔어야 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현장감, 즉 수요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계획이 그대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사실 진주시의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은 시내버스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꼭 필요한 시급한 과제였다. 50여년 전과 지금은 도시규모나 생활여건이 비교할 수도 없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내버스는 업체 간 과당경쟁은 물론 이로 인한 과속, 불친절의 난무는 시내버스의 고질적인 병폐로 고착되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갈등도 유발했다.

    진주시는 노선개편을 시행한 지난 6월 이후 시내버스 이용자 등이 제기하는 엄청난 민원에 직면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시는 즉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시내버스업체와 교통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간주도의 시내버스노선개선단을 꾸렸다.

    이창희 시장은 노선개선단이 출범하는 자리에서 행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시는 전 읍면동 공무원 400여명을 1일 3회씩 1020회에 걸쳐 시내버스에 탑승토록 하고, 이용객과 운전자로부터 4500여개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와 함께 18만6000여건의 시내버스 탑승 자료를 수집해 노선별, 지역별, 학생과 일반인의 시간대별 등 다양한 사례를 분석했다.

    노선개선단도 시가 운영하는 일반 위원회와 달리 무려 10차례, 매번 1~2시간씩 머리를 맞대고 행정 관점이 아닌, 시민의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 개선단은 오는 3월부터 시행하는 1단계와 대중교통 시설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한 2단계로 나눠 15개 분야에서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최종안을 도출했다.

    1단계는 시민들이 제기한 불편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아마 내년부터는 시내버스 이용에 많은 편리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는 큰 교훈을 얻었다. 지역주민들과 밀착된 기초자치단체의 행정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즉 현장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다시 깨달았다.

    “용역 결과만 믿고, 실무진에게만 맡겨 놓은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창희 시장의 회한 섞인 발언을 짚어봐도, 수요자가 시민인 자치단체의 행정은 전문가 몇 사람의 두뇌만으로는 결코 완성도를 높일 수 없다는 것이 교훈이다.

    강진태 (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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