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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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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보 확대 개방 한달... 드러난 모래톱, 바닥난 지하수

환경단체 “철새·멸종위기종 확인…정부, 정밀조사·대책방안 마련해야”
인근 농가 “지하수 고갈 채소 냉해”

  • 기사입력 : 2017-12-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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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낙동강의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를 확대(2차) 개방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개방 이후 낙동강에 모래톱이 드러나고 철새들이 찾는 등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는 반면, 지하수가 말라 이를 이용하는 농민들이 피해를 보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환경단체인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1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천보 상류 회천은 수문 개방 이후 수위가 떨어져 침수됐던 바닥이 드러나면서 본래의 모래강 모습을 거의 되찾았다”며 “드러난 모래톱에는 검은등할미새, 물닭,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 황강이 흘러드는 합천보 하류 낙동강에도 모래톱이 드러났고,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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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모래톱이 드러났다. 일대에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단체는 지난달 13일 정부가 합천보와 함안보를 확대 개방한 이후 낙동강과 주변 환경변화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함안보 인근의 시설재배 농가는 보 개방 이후 지하수 고갈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합천군 청덕면 46농가 499동, 의령군 지정면 1농가 4동 등에서 냉해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농가는 지하 약 35m까지 설치한 관로를 통해 지하수를 끌어올려 겨울철 비닐하우스 난방용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지하수 고갈로 난방을 하지 못하자 채소가 얼어붙는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달 11일 정부의 보 개방 모니터링 상황실, 경남도,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이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했지만, 지하수가 고갈된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정부는 주민들이 피해가 극심하다는 주장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함안보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이날까지 피해지역의 관정 7곳에 정밀계측기를 설치, 수위를 올리면서 보 개방과 지하수 고갈 간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등 원인을 규명한 뒤 대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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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창녕함안보 인근 합천군 청덕면의 한 시설하우스에서 농민이 냉해를 입어 시든 양상추를 바라보고 있다./낙동강경남네트워크 /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주민대응 태도는 향후 4대강 보의 철거 여부와 4대강 재자연화를 결정할 중요한 여론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4대강 보 수문개방의 영향에 대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책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월 13일부터 4대강 보 구간의 하상변화 및 퇴적물, 구조물 안전성 등 객관적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금강, 영산강, 낙동강 하류 7개의 보를 점진적으로 최대 가능수위까지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 중 도내 합천보는 내년 1월 20일까지 9.5m에서 최저수위(수문 완전 개방)인 7.2m까지 단계별로 수위를 낮추고, 함안보는 12월 9일까지 4.8m에서 취수 가능한 수위인 2.2m까지 낮출 계획이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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