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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관광의 미래, ‘콘텐츠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최노석(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 기사입력 : 2017-1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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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찾아 가야 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나 어떻게? 결국 예측이란 상상력의 확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관광 역시 이 범주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관광의 미래는 지금과는 매우 다르리라는 점뿐이다. 콘텐츠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객체와 주체의 경계가 사라지고, 시공(時空) 또한 경계를 깬다. 이것이 지금까지 결코 경험해본 적 없는 흥분과 탄성으로 관광의 지평을 넓혀가는 새로운 미래 관광의 모습이 아닐까?

    최근 서울에 사람이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그림 당시의 사람과 만나고, 같은 공간에서 대화까지 나누는 신기한 체험형 테마파크가 생겼다. 이름하여, 인터렉티브(쌍방간) 테마파크, 라뜰리에(L’atelier).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펼쳐지는 19세기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림 속 공간, 액자 속 공간이 그대로 현실이 되면서 관람객은 어느새 그림의 일부로 바뀌고 만다. 그리고 그림 속 인물들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림 속 인물들이 모조리 움직이며 관람객의 눈앞에서 살아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그림 속 사진사가 관람객의 사진까지 찍어 인화해 주기도 한다. 그림 속 빵에서 나오는 구수한 냄새가 때를 놓친 관람객의 시장기를 부추긴다. 눈 내리는 작품 앞에 서면 실제 눈이 흩날린다. 모든 것이 실제상황이다.

    관람객은 놀란 나머지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고흐가 그린 ‘우편배달부 룰랭의 초상’ 앞에서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라. 그는 분명하게 대답할 것이다. “내 이름은 조셉 룰랭입니다”라고. 또 직업이 뭐냐고 다시 물으면, “남(南) 프랑스 햇빛 밝은 아를 마을 우편배달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사무실에서 우편엽서를 사서 당시의 우표를 붙이면 관람객의 집까지 배달해 주기도 한다. 배달시간은 평균 1주일. 엽서를 쓴 지 1주일이 지나면, 관람객은 자기 집에서 19세기 프랑스 아를 마을 우체부 조셉 룰랭이 배달한 엽서를 받게 된다.

    예술과 최첨단기술(IT)이 결합한 인터렉티브 캐릭터를 태그로 인식, 인공지능을 통해 딥 러닝으로 학습된 단어들이 쌓여 관람객과 19세기 인물이 막힘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증강현실, 홀로그램, 디지털 기술 등 인간이 만든 최첨단의 모든 기술이 동원된 결과이다.

    참으로 신기하고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해주는 이 새로운 영역, 인터렉티브 테마파크는 아마도 미래 관광의 한 모습을 예시하고 있을 것 같다. 이제 미래의 관광은 3차원의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4차원, 5차원의 세계, 더 나아가 무한대의 상상의 세계로까지 확대될 것이다.

    이제 시간과 공간도 무너지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관광이, 여행이 우리 모두를 아찔한 체험 속으로 이끌고 갈 것이다. 이것이 미래 관광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만일 이 기술을 마산문신미술관에 접목시킨다면, 관람객은 조각품을 만들던 1950년, 60년대의 시대 속으로 들어가 조각가 문신이 만든 인물과 대화를 나누게 될 터이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남김없이 물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관람객은 지금까지의 3차원 세계의 감상자 입장에서 그 시대 사람으로 돌변하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다. 그만큼 그 시대를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이 더 잘 이해되는 시대- 이것이 미래관광의 한 모습이다.

    최노석 (창원시관광진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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