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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71) 자겁하다, 해껍다(해꼽다), 개겁다(개곱다)

  • 기사입력 : 2017-11-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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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지난주 창원터널 앞 화물차 사고 동영상 보이 자겁하겄더라꼬. 화물차에 실린 도라무깡(드럼통)이 반대편의 차들캉 도로 우에(위에) 널찌가꼬 차들이 불타뿌더라 아이가.

    △서울 : 나도 동영상 봤는데 정말 무섭더라. 창원터널은 나도 자주 오가는 곳인데, 그곳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니 엄청 겁이 나더라고. 그런데 ‘자겁하다’가 무슨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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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자겁하다’는 경남말캉 표준어캉 뜻이 다른 기라. 경남말은 ‘억수로 놀라다’ 카는 뜻인데, 표준어로는 ‘제풀에 겁을 내다’ 카는 뜻으로 나오더라꼬. ‘개 짖는 소리에 도둑놈이 자겁을 하고 달나삤다’, ‘사람 자겁할 소리 하지 마라’ 칸다 아이가. 그라고 창원서는 ‘자겁하다’를 ‘너무 많이 웃어서 자지러질 듯하다’의 뜻으로도 씬다 카더라꼬.

    △서울 : 신문 보니 사고 화물차는 적재량도 허용치인 5.5t보다 2t을 더 실었다고 하고, 적재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고. 전문가들은 과적과 위험물질에 대한 느슨한 규제로 유사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하더라. 불안해서 차를 몰고 다니겠어.

    ▲경남 : 도라무깡에다가 윤활유 지름을 채아놓이 엄청시리 무겁었을끼구마는. 해껍은 거 실어도 안 움직이고로 단디 고정해야 될낀데.

    △서울 : ‘해껍은’ 거라니? 무슨 뜻이야?

    ▲경남 : ‘해껍다’는 ‘가볍다’는 뜻의 경남말인 기라. ‘해꼽다’, ‘해꿉다’, ‘해껍하다’, ‘해꼽하다’라꼬도 칸다. ‘와 이래 해껍노?’, ‘쌀자리로 들어 보이 해꼽네예’, ‘이 돌은 너무 해껍해서 안되겄다’ 이래 안카나. 말 나온 짐에 한 개 더 갤마주깨. ‘해꼽다’ 하고 비스무리한 말로 ‘개겁다’도 있다. ‘개곱다’라꼬도 카고. ‘무굽은지(무거운지) 개겁은지는 들어 바아야(봐야) 안다’이란다 아이가. 그라고 ‘개겁다’가 ‘해껍다’보담 뜻이 더 많은데, ‘몸이 가볍다’, ‘기분이 가볍다’ 겉이 내적이고 정신적으로 ‘무겁지 않다’ 카는 뜻도 있는 기라. 우쨌기나 사고 원인을 단디 조사해가 이런 일이 절대로 안 생기거로 해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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