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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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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주남저수지 억새 즐기기

은빛 손짓따라 가을로… 금빛 물결따라 가을로…
어느새 성큼 다가온 계절 가을
하얀 물결 일렁이는 들판으로 가자

  • 기사입력 : 2017-1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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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렁거려 고개를 돌려보면, 그곳에 이미 가을이 와 있었다.

    흔히들 가을은 고독의 계절이라 한다.

    뜨겁게 타오르는 단풍도 잠시.

    높은 하늘에 닿지 못하고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 때문일까.

    어쩌면 내내 방심하고 있다가 불현듯 한 해의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전해주는 독특한 분위기에 취해 무작정 집을 나섰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그것을 봤다.

    그것은 하얀 물결이었다.

    때로는 은빛 바다처럼 잔잔히 일렁이다가도 이내 금빛 날갯짓으로 가을을 노래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찾아간 창원 주남저수지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상추객(賞秋客)들로 북적였다.

    각자 자리를 잡고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방문객 너머로 한눈에 전부 담을 수도 없는 저수지와 고즈넉한 둑방길, 은빛 흐드러진 억새 군락이 어우러져 제법 운치 있는 모양새를 이루고 있었다.

    둑방길에 올라 억새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줄기 끝에 촘촘히 피어난 회갈색 억새꽃 사이로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새와 귀뚜라미가 만들어내는 가을의 하모니에 빠져들기 시작할 무렵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코끝을 간질이는 억새꽃에 터져나오는 재채기를 애써 참으며 고개를 돌렸다.

    붉게 물든 석양과 억새가 만들어내는 은빛 물결 사이로 날아가는 철새의 군무에 마음이 울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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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제방에 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 억새= 타들어가는 듯한 붉은 빛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은 단풍과는 다르게 억새는 오랜 시간 소박한 모습으로 가을을 노래하는 가을의 대표 식물이다.

    억새는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땅속에서 줄기를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데, 개체에 따라 어른의 키를 훌쩍 넘기는 것도 있으나 보통 1~2m 정도 높이로 자란다. 여러 잎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운데 맥은 희고 굵다. 또 잎 가장자리가 딱딱하고 잔 톱니가 있어 손을 베이기 쉽다. 곧고 짧은 뿌리가 포기 나누기를 하는 것처럼 증식하기 때문에 가까이서 보면 대파 다발처럼 보인다.

    한방에서는 억새 줄기를 망경(芒莖), 뿌리를 망근(芒根)이라 하며 약재로 이용하기도 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채취해 햇볕에 말렸다가 달여 마시면 되는데 열을 내리고 가래를 진정시켜주며 해독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뭉친 피를 풀어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에도 좋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를 비롯해 대하증에도 효과가 높다고 전해진다.

    억새의 꽃말은 ‘친절’, 또는 ‘활력’이다. 시작되는 추위에 많은 식물들이 생동감을 잃어감에 따라 자칫 활력을 잃기 쉬운 가을, 마르고 척박한 땅에도 뿌리를 내리고 활짝 피어나는 억새꽃을 보면서 기운을 북돋아보자.


    ◆갈대와 억새 구별 TIP= 억새는 갈대와 함께 가을이 되면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는 가을의 대표 식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비슷한 생김새와 개화 시기로 인해 구분을 하지 못한다.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은빛이나 흰색을 띤다면 억새다. 갈대는 고동색에 가까운 갈색을 띤다. 억새는 줄기가 갈대에 비해 가늘기 때문에 약한 바람에도 쉽게 한들거리지만 갈대는 줄기가 뻣뻣하다. 뿐만 아니라 억새의 높이는 1~2m로 갈대(2~3m)보다 훨씬 작다.

    두 식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뿌리다. 억새는 곧고 짧은 뿌리가 촘촘히 얽혀 포기나누기를 하는 것처럼 증식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과 함께 자랄 수 없다. 하지만 갈대는 뿌리가 굵고 통통하다. 갈대는 뿌리줄기에 있는 마디를 따라 수염뿌리와 줄기가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뿌리 사이로 잡초들이 자라기도 한다.


    ◆가을 종합선물세트, 주남저수지= 창원시 의창구 동읍 대산면 일원에 위치한 주남저수지는 오랜 옛날부터 동읍,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이며, 산남(96만㎡), 주남(403만㎡), 동판(399만㎡) 등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진 배후습지성 호수이다. 주남저수지는 생태탐방코스(0.8~3㎞)와 문화탐방코스(4.1㎞), 자전거·마라톤코스 등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산책로가 구성돼 있는데, 이 코스들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길가에 피어난 억새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남저수지에는 노랑꽃창포, 수련, 가시연, 억새, 코스모스 등 다양한 식물이 분포돼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주남저수지의 최대 장점은 매년 가을이 되면 만개하는 물억새와 함께 기러기, 재두루미, 고니, 잠수성 오리, 물닭, 댕기흰죽지 등 다양한 철새를 탐조(探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늪 주위에 꽃을 피우고 한들거리는 물억새 위로 월동지를 찾아 비행하는 기러기의 울음소리는 주남저수지의 가을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주남저수지는 2017년 현재 람사르협약의 등록습지 기준에 상회하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두루미류의 중간 기착지 및 재두루미의 월동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남저수지에는 람사르 문화관, 생태학습관, 탐조대, 주남환경스쿨 등 다양한 시설물이 위치하고 있어 자녀의 교육을 위한 가족 단위 방문지로도 안성맞춤이다. 또한 생태학습 및 탐방시설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하절기(4~9월)와 동절기(10~3월)로 구분해 시설을 개방하고 생태가이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니 올가을 억새밭을 거닐며 주남저수지의 다양한 생태를 체험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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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를 찾은 시민들이 제방을 따라 핀 억새를 보며 걷고 있다.



    ◆주남저수지 탐방시설 이용= 주남저수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탐방시설을 개방한다. 하절기에는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한다. 생태가이드는 1일 3회(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3시 30분) 진행되며, 매회 10인 이상 60인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예약신청은 주남저수지 홈페이지(http://junam.changwon.go.kr)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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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볼만한 도내 억새 군락지

    억새는 가을의 대표 식물답게 가을이면 도내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매일 똑같은 도심의 풍경에 질렸다면 하얀 물결로 가득한 억새 군락지를 찾아 특별한 가을경험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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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화왕산 억새 군락.


    국내 최대 규모 억새 군락, 산의 절경과 어우러져

    △창녕 화왕산= 창녕 화왕산(해발 757.7m) 군립공원은 억새 명산으로 관룡산(해발 753.6m)과 하나의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화왕산에는 둘레 2.7㎞의 화왕산성이 있으며, 산성 내부와 주변에 국내 최대 규모(약 18만㎡)의 억새 군락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초가을이 되면 화왕산에는 끝없이 펼쳐진 억새의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뤄 많은 상추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왕산은 수려한 경관으로 드라마 ‘허준’, ‘대장금’ 등의 촬영지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도 드라마 세트장이 남아 있어 방문객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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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 황매산 억새 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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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 황매산 억새 군락.



    하늘에 가까운 억새밭… 가족 나들이·캠핑에 적격

    △합천 황매산= 합천군 가회면과 대병면에 걸쳐있는 황매산(해발 1113m)은 합천의 진산이지만 가야산과 해인사의 명성에 가려 산행 서적이나 관광지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무명의 산이었다.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골짜기를 간직하고 있는 산이다. 특히 해발 900m 지점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억새 평원은 철쭉과 더불어 황매산을 대표하는 볼거리다.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해발 800m 지점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을 하늘만큼 높은 곳에서 억새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뿐만 아니라 황매산에는 오토캠핑장까지 있어 가족 단위로 가을 나들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오토캠핑장은 사전에 황매산오토캠핑장 홈페이지(http://camp850.com)를 통해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글=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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