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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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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정찬희 경남오페라단장

“민간오페라단 하나돼 내년 ‘오페라 70주년’ 행사 열 것”
올 초 한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취임

  • 기사입력 : 2017-10-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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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경남지역의 오페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경남오페라단 정찬희 단장. 올해 제6대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취임 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도 맡아 국내 오페라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면서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언제나 경남이 있다. 경남은 그의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경남도민들에게 보여주고픈 열망으로 1년을 하루같이 사는 정 단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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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희(경남오페라단 단장)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이 내년 추진 사업과 경남오페라단의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올해 초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제6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는 전국 100개의 민간오페라단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내 유일의 민간오페라단 연합체이다. 이번 임기 중 가장 큰 사업은 ‘대한민국 오페라 탄생 70주년 기념사업’이다. 내년이 ‘한국 오페라 탄생 70주년이 되는 해’라 대한민국 전 오페라계가 하나 돼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 중인데 그 선두에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있다. 70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오페라 갈라콘서트, 포럼 개최, 기념백서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오페라단 하반기 계획은.

    ▲26일부터 28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갖는다. 또 ‘제10회 이수인 가곡의 밤’ 공연이 서울과 창원에서 있다. 창원 출신 작곡가 이수인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고자 시작한 이래 올해로 10돌을 맞아 특별기념연주로 서울 나들이를 한다. 창원 출신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제10회 이수인 가곡의 밤은 11월 16일 서울영산아트홀, 11월 23일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각각 공연한다.

    -경남오페라단이 대작 오페라 ‘아이다’를 무대에 올린다. 도내 최초 공연이라고 들었다. 공연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국내 최고의 출연진과 스태프진이 함께했다. 세계 대표적인 오페라 페스티벌 중에 하나인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축제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무대에 한국인 최초로 오페라 ‘아이다’에서 아이다 역으로 2번(2015년·2017년)이나 출연한 소프라노 임세경을 비롯해 세계무대를 주름잡았던 최고의 한국인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페라 ‘아이다’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대규모의 합창단 그리고 화려한 무용이 등장한다. 개선행진곡이 나오는 장면은 많은 관객들이 기대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현대적 감각의 세트와 홀로그램을 이용한 모던한 무대의 이집트가 배경이다. 경남지역에서 최초로 공연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경남오페라단에서도 처음으로 올리는 작품이다. 특별하게 준비한 오페라 ‘아이다’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번 오페라 ‘아이다’는 기존의 작품보다 제작비가 휠씬 많이 소요될 것 같은데 대작을 선택한 이유는?

    ▲이번 ‘아이다’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제작비가 훨씬 더 들어가는 게 사실이다. 기업의 협찬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티켓가격을 무한정 높일 수도 없다. 관객들의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작품의 수준도 유지해야 한다. 지금은 유튜브 등으로 전 세계 유수한 오페라 공연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시대가 왔다. 지역과 상관없이 관객들이 눈높이와 기대치가 많이 올라갔고 경남지역 오페라관객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 어설픈 공연이나 식상한 레퍼토리로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그래서 한정된 제작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중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민간오페라단이 협업하는 공동 제작이었다. 이번 작품은 국내 첫 시도로 경남오페라단과 밀레니엄오케스트라가 공동 제작했다. ‘아이다’는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공연을 가진 후 12월 세종문화회관에서도 공연을 갖는다. 지금껏 경남오페라단이 지역에서 오페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우리 지역에서 관람할 기회를 만들고자 오페라 ‘아이다’를 선택했다.

    -과거 이야기를 조금 하자. 경남오페라단 창단 배경과 단장을 맡게 된 계기는.

    ▲경남오페라단은 지난 1991년 창원에서 창단해 올해 26년째 활동 중인 국내 대표적인 민간오페라단이다. 초대 단장인 고 강영중(창원대 음악과) 교수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창단한 후 1996년까지 5편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1997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경남오페라단 활동은 일시 중단됐고, 1999년 창원오페라단이 새롭게 탄생했다. 이에 대해 지역예술계와 오페라 애호가들은 ‘지역에서 한 단체만으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두 단체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시하며 기존 경남오페라단과의 통합을 시도했다. 2000년 두 오페라단의 통합으로 경남오페라단이 새롭게 태어났고, 당시 후원자 중 한 사람이었던 본인이 주위의 권유로 단장을 맡아 18년째 오페라단을 이끌어 오고 있다.

    -지역에서 민간오페라단을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힘든 일은 재원 조성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예술단과 달리 민간 예술단은 모든 운영비와 공연경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라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표적 장르다. 매년 오페라 한 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기업협찬을 받고 후원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예술에 대한 기본애정이 없이는 무척 고단한 일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열악한 인프라가 큰 문제다. 정상급 성악가들이 서울 무대를 선호하고, 오페라 전문 스태프들도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관객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지역이라고 해서 대충 제작할 수는 없다. 그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건비 이외 추가 발생하는 부대경비 부담은 지역 예술단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과제다.

    -지난해 말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은 어떻나.

    ▲지난 오페라 공연 후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았다. 다행히 심각한 정도는 아니어서 곧바로 치료를 받았고 올 상반기까지 하던 일들을 내려놓고 오랜만에 푹 쉬었다. 바쁘게 지내온 나에게 몸이 보내는 신호였던 거 같다. 이제 다 회복됐다. 이 자리를 통해 격려해준 분들에게 감사 말씀 꼭 드리고 싶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 정찬희 경남오페라단장은?

    1949년 창원 출신으로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를 졸업했다. 30년간 대우증권에서 증권맨으로 재직하면서 경남본부장·이사·고문으로 퇴직했다. 재직 당시 대우증권 ‘푸른음악회’라는 음악회를 기획해 일찌감치 문화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0년 후원인에서 경남오페라단 단장을 맡아 적극적인 후원인 유치와 투명한 경영으로 경남오페라단의 안정화를 꾀했으며, 2007년 경남메세나협회가 탄생하도록 산파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이사장, 대한민국 오페라페스티벌조직위원장, 경남메세나협회 부회장, 경남오페라단 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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