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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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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거제 이수도에 무슨일이?

태풍 영향으로 고립된 섬관광객 600명, 주민 도움받아 ‘무사 귀가’
섬 주민들 나서 숙식 등 무료 제공

  • 기사입력 : 2017-10-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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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주말 거제 이수도를 찾았다가 풍랑 때문에 섬에 갇힌 수백명의 관광객이 주민과 해경의 ‘합동작전’에 힘입어 섬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모두 무사히 귀가했다.

    일요일인 지난 22일 낮 12시 일본을 통과하는 21호 태풍 란의 간접영향으로 거제 일원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모든 선박의 입출항이 통제됐다. 이런 가운데 주말에 거제시 장목면 이수도를 찾은 관광객 600여명의 발이 묶였다. 이수도는 주말마다 둘레길을 걷거나 낚시를 즐기려는 관광객 수백명이 1박2일이나 당일 일정으로 즐겨 찾는 거제도의 부속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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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강풍으로 거제 이수도에 발이 묶여 있던 관광객들이 도선을 타고 있다./거제시/



    갑작스런 상황에 관광객들은 당황했다. 섬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당장에 잠자리와 먹을거리가 문제였다. 또 월요일 아침이면 일터에도 나가야 했다.

    이수도 주민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마음이 됐다. 90여명의 주민들은 섬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10여 개의 민박과 펜션, 그리고 일반 가정집의 방을 동원해 무료로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점심과 저녁 두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등 따뜻하게 배려했다. 많은 인원이 예상보다 하루를 더 섬에 묵다 보니 상당수의 집에서는 먹을거리가 바닥났고, 이에 따라 이웃집에서 쌀이나 라면 등을 빌려 관광객들을 대접했다.

    23일 새벽 3시 풍랑경보가 풍랑주의보로 대체되면서 바닷길도 겨우 열렸다. 통영해경은 이수도에서 육지까지는 도선으로 6~7분 소요되는 짧은 거리인 데다, 운항 해역의 파도가 비교적 잠잠한 점을 감안해 운항 결정을 내렸다.

    평소에는 거제 본섬 시방항으로 가는 도선이 오전 7시 50분 이수도를 출발하지만, 이날은 이보다 2시간 이상 빠른 5시 30분에 해경 경비정의 호위를 받으며 첫배가 떴다. 45인승 도선이 10여 차례 분주히 본섬과 이수도를 오가며 600여명의 관광객들을 무사히 본섬으로 이송했다. 관광객 이송작전은 오전 9시에야 끝났다.

    이수도 이장 박광문(77)씨는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이수도에는 평소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는 곳”이라며 “손님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마을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박하나마 인심을 베풀었다”고 말했다.

    정기홍 기자 jkh106@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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