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19일 (화)
전체메뉴

[여의도한담] 김경수·이주영 의원, 정말 도지사 출마 안할까

당사자들 부인에도 유력 후보로 거명
김- 盧·文 최측근 PK 배치에 ‘출마 무게’
이- 홍준표 대표와 방미 중 ‘담판’ 가능성

  • 기사입력 : 2017-10-22 22:00:00
  •   

  • ‘김경수·이주영 의원은 정말 경남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을까’

    불과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6·13 지방선거 최대 관심사이자 변수다. 현재 거론되는 여야 도지사 후보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 의원은 초선이지만 문재인 정부 최고 실세다. 지사 후보군 중 경쟁력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 의원은 도내 최다선(5선) 정치 베테랑이다. 경남도 정무부지사 행정 경험에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 보수표심을 결집할 적임자로 꼽힌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구동성 “출마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출마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PK(부산·경남) 지방선거의 당면 과제는 ‘낙동강 전선’ 사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정치적 근거지인 만큼 내년 지방선거 때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다.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징적 자리다.

    메인이미지



    이에 민주당과 한국당의 PK 광역단체장 탈환과 수성 여부는 전국적 빅게임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5·9 대선에서 경남지역 대선 득표율은 의미가 크다. 전통적으로 보수표가 강세이던 경남에서 홍준표 후보는 40%에도 못 미치는 득표에다 문재인 후보에 불과 0.51%p 앞섰다. 지역별로도 문재인 후보는 창원 5개 선거구 가운데 의창·성산·진해구 등 3곳을 비롯해, 김해 거제 양산 등 인구 밀집 지역인 대도시에서 승리했다. 부산은 민주당 불모지였지만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곳이다.

    이런 치열한 상황에도 정작 김·이 의원 모두 출마에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2년도 안 됐는데 지지해 준 유권자를 외면하고 도지사에 출마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출마설을 일축한다. 그는 현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와대와 국회 연결고리 역할을 자임한다. 직함도 ‘협치 부대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이라는 대명제를 이루기 위한 첫 단추로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국회의원 보좌관과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국회의원 초선인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라는 큰 타이틀 도전에 미온적인 데는 나름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본다. 대통령 최측근 인사가 일찌감치 출마를 기정사실로 할 경우 당내 불협화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통령 지지를 등에 업고 공천을 기정사실화할 경우 당 안팎의 견제와 반발을 수반할 가능성이 큰 때문이다. 이에 출마가 불가피한 상황까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면서 때를 기다리는 형국이란 해석을 낳는다.

    최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시장 출마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전 수석은 노무현 정부에서 소위 ‘3철’로 불린 핵심 실세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부산시장 후보에 거론되는 사실은 부산과 경남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문 대통령 최측근의 차출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본인의 완곡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김경수 의원에게 쏠린다.

    그는 고성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진주로 전학해 천전초, 남중, 동명고를 거쳐 서울대를 나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김해에 정치적 뿌리를 내렸다. 이에 고성, 진주, 김해 등 경남 서부에서 동부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연 혈연 학연의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 2014년 지방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해 36.05%를 얻었다. 당시 새누리당 일색이던 경남에서 36% 득표는 충분한 잠재력의 방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선자인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는 58.85%를 기록했다.

    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올 연말 당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그의 원내대표 도전은 4번째다. 앞서 3번씩이나 동료 의원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점은 정치적으로 아픈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도 경남지사보다 야당 원내대표에 기울어 있다.

    이 의원의 도지사 불출마 입장에는 경선에 대한 부담감을 꼽는 시각이 있다. 지사 후보에 거론되는 현역 의원만도 윤영석·박완수·윤한홍 의원 등 즐비하다. 도내 최다선 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사형선고인데다 이기더라도 표 차이가 작을 경우 ‘상처뿐인 영광’이다. 5선 선수에 걸맞게 경선 없이 추대형식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여기에다 가장 경쟁력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경수 의원이 여권후보로 거론되는 점도 부담이다. 예선뿐만 아니라 본선 자체에 대한 중압감이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23~27일 예정된 홍준표 대표의 미국 방문 수행단에 이 의원이 포함된 점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방문단에는 공교롭게도 내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 예상자가 다수다.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 의원을 필두로 정진석 의원은 충남 도지사, 이철우 의원은 경북 도지사, 염동열 의원은 강원 도지사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방미 기간 중 홍 대표가 이 의원의 출마를 설득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홍 대표는 경남도지사 등 6곳에서 못 이기면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배수진까지 친 마당이다.

    이 의원과 홍 대표는 매우 친밀한 관계다. 이 의원의 권고로 ‘판표(判杓)’에서 ‘세인의 표상’이라는 뜻의 ‘준표(準杓)’로 개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의원의 정치입문을 권유한 장본인도 홍 대표다.

    이에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이 의원이 오는 27일 귀국 때는 ‘딴마음’으로 선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는 생물’이란 명제는 고전적이지만 그 본질을 벗어난 적 없는 변화무쌍한 정치권의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이상권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