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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니전자에 일본인 사장 첫 선임…‘제2 노키아’ 되나

일본인이 이끄는 마산 한국소니전자

  • 기사입력 : 2017-10-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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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자유무역지역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소니전자(주) 대표이사에 일본인이 부임하면서 ‘노키아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노동자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회사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17일 소니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신임 대표이사로 카츠히코 고바야시(53) 대표가 부임했다. 일본인이 대표에 취임한 것은 한국동양통신공업(주)과 한국소와(주)가 1992년 합병, 한국소니전자주식회사로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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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고도화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창원시 마산자유무역지역./경남신문 DB/



    지난 2011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던 김세헌 전 대표는 지난 9월 말 사임했다. 김 전 대표의 사임은 계속되는 경영 악화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도 모두 교체된다. 3명의 이사 중 유일한 한국인 윤경하 이사가 이달말 퇴임 예정이며, 나머지 일본인 이사 2명은 원직으로 복직할 예정이다.

    11월 중 새 이사진 모두가 일본에서 파견될 예정이며 조직정비가 끝나는 12월부터 일본인 임원진이 소니전자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류에 소니전자 노동자들은 ‘급작스럽고 유감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자유무역지역 최대 기업이었던 노키아처럼 혹여 ‘회사가 철수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티엠씨의 경우 본사에서 대표를 파견, 한국의 기업문화와 노동현실에 대한 이해나 배려없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노키아 마산공장이 생산기지로서 활력을 잃었다. 1984년 가동을 시작한 노키아티엠씨는 한때 상시고용 2000여명, 연간 수출 40억달러로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폴더형 휴대폰이 국제경쟁에서 밀리면서 2014년 초 200명으로 고용인원이 줄었다. 같은 해 4월 한국공장 철수를 결정,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 30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소니전자 노동조합 측은 “일본인 대표의 취임은 이례적인 일이라 회사 안팎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다. 모두들 경영 방침이나 고용 문제에 대해 불안하게 여기고, 임원진이 일본인 중심으로 개편된 것에 대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내 분위기를 염두에 둔 때문인지 고바야시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사에서 ‘소니전자를 클로즈(close)하러 온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라는 견해도 있다. 통상적으로 외국계 회사가 생산공장을 폐쇄할 때는 전면에 현지인을 대표로 내세운 채 고용문제 등 민감한 사항들을 원격으로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젊은 본사 직원이 대표로 파견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는 분석이다.

    윤경하 이사는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설비 분야를 글로벌화 하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여기에 맞춰 소니전자가 얼마나 자체 경쟁력을 갖추느냐에 따라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와 지역 상공인들은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형준 소니전자 노조 위원장은 “신임 임원진이 어떤 경영 방침을 가지고 있을지, 연말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한국소니전자(주)= 소니(SONY)의 자회사로 마산자유무역지역 내에 있다. 2000년 전후로 50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했으나 2003년 이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거점이 중국 등지로 옮겨가면서 현재 약 250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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