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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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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1%기적 그후] 40년 된 집, 지역사회 도움으로 ‘새단장’

누수로 곰팡이 가득했던 다인이네 집… 공공기관·민간시공업체·봉사자 후원
수납공간을 다인·수인이 방으로 개조

  • 기사입력 : 2017-10-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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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께 소개했던 마산의 다인이 (가명·10·여)네 집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산회원구청의 관계자들과 함께 3개월 만에 다시 방문했다. 정신지체 2급인 데다 태어날 때부터 ‘심방 중격 결손증’ 판정을 받아 심장수술을 받은 다인이는 예전의 힘없던 모습과 달리 눈에 띄게 밝은 얼굴로 일행을 맞았다. 개구쟁이 동생인 수인이(가명·7·여)도 더 활기찼다.

    그런데 반갑게 인사하던 자매가 이내 안 보였다. 찾아보니 수납공간을 개조한 자기 방에 있었다. 그곳엔 멋진 책걸상이 자리했다. 둘은 책상에 나란히 앉아 학습지를 펼쳐 놓고 공부하고, 서로 공부하는 내용을 보여주며 재잘거렸다.

    다인이 아빠(50)는 “딸들이 자기 방이 생겨 너무 좋아한다. 저기서 벗어나질 않는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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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인이네 집 도색을 후원한 (주)이넥스의 직원들이 주택 도색 작업을 하고 있다.



    바뀐 것은 자기 방과 책상뿐만 아니다. 비 오는 날이면 집안 곳곳이 누수돼 곰팡이가 가득했던 다인이네 집 전체가 새단장됐다. 습기 때문에 갈라지고 일어났던 벽면은 새하얀 벽지로 새로 도배했고, 장판도 모두 교체했다. 다인이와 수인이 방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두색 벽지가 발라졌다.

    합판으로 덧댄 탓에 누수의 원인이던 옥상도 보수됐다. 방수처리를 해 더 이상 두꺼비집이 내려갈 걱정도 덜었다.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금 간 사이로 철근이 보이기도 했던 처마도 모두 수리하고, 집 전체를 다시 도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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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단장 전 수납용 공간으로 사용되던 방.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메인이미지수납용 공간으로 사용되던 방이 수인이와 다인이 방으로 바뀐 모습. 자매가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다./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렇게 40년 된 다인이네 집이 새롭게 태어났다. 많은 이들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번 사례가 뜻깊은 이유는 공공기관에서 시작해 민간 시공업체의 후원과 자원봉사자의 협조로 일궈낸 ‘지역사회 협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현실에 구현된 셈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는 다인이네의 열악한 주거여건을 창원시 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알게 됐다. 이는 본지 보도로 이어지게 됐고, 다인이 가족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한 (주)이넥스 전문건설이 옥상과 집안의 도색작업을 후원하겠다고 연락해 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에서도 실내인테리어를 후원하겠다고 해 지난 9월 18일부터 보수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마산회원구청, 구암1동주민센터, 창원YWCA, 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참사랑봉사단 등에서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로 주택 개보수에 도움을 줬다.


    진창근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은 “꾸밈없이 커가고 있는 다인이가 언제나 밝고 건강한 삶을 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생활이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상호협력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빈곤가정을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마산회원구청 정서인 계장은 “민관 협력으로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다문화가정이 깨끗한 환경에서 지낼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이 가정의 욕구를 모니터링하고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다인이 아빠는 “비만 오면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생겨 딸들이 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자주 병원에 갔는데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 후원 문의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 055-237-9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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