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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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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⑦ - 삭임= 소화, 신 물= 위액, 샘창자= 십이지장

  • 기사입력 : 2017-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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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20, 2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밥통(위)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이름들이 나옵니다.

    먼저 28쪽 둘째 줄에 ‘흰자질’이 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단백질’이라 하기 때문에 들어 본 적 없는 말입니다. 그래도 달걀을 깨어 놓고 ‘흰자’, ‘노른자’라고 하는 것을 떠올리면 그리 낯선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 아래 보면 ‘빨아들여서~’, ‘빨려든다’와 같은 말이 보입니다. 이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는 ‘흡수해서~’, ‘흡수한다’와 같이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래 ‘설탕기’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바로 옆에 나란히 ‘당분’이라고 써 놓았기 때문에 두 낱말이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말모이(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그때 ‘당분’을 갈음할 말로 ‘설탕기’라는 말을 썼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쉬운 말을 쓰려 애를 썼다는 걸 느끼게 해 줍니다.

    그 아래 앞서 살펴본 적이 있는 ‘밥줄’, ‘밥통’이 나오고, 그 아래 ‘삭임’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오늘날 ‘소화’라는 말에 밀려 쓰지 않는 말이지요. 그 다음에 바로 ‘신 물’이 있는데 이는 ‘위액’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 아래 그림에 나오는 ‘샘창자’는 ‘십이지장’을 가리키고, ‘핏줄’은 ‘혈관’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샘창자’에 가장 많은 삭임물(소화액)이 모인다고 하니 ‘샘창자’가 왜 ‘샘창자’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는지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십이지장’이 손가락 열두 개를 모아 놓은 것만 한 크기라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보다 크다고 합니다.

    이렇게 몸 안팎에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의 이름을 보더라도 어떤 말이 우리말다운 말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도 쓰며 살아야 할 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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