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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1인 가구와 노후 대책 - 이상규 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7-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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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을 맞이해 시골을 둘러보면서 새삼 농촌지역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시골 마을 중심에는 홀로 되신 할머니들의 사랑방인 마을회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할아버지도 간혹 있지만 대개 80대 안팎의 할머니가 마을회관의 주 이용자이다.

    농사를 짓는 군 지역만 그런 게 아니다. 도시 지역 중에서도 진주와 마산 등 오래된 도시의 경로당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시골 마을회관이나 도시 경로당에 오시는 어르신 상당수가 혼자 사는 ‘1인 가구’이다.

    어르신들에 따르면 마을회관에서 같이 생활하는 할머니들의 주관적인 행복지수는 매우 높아 보인다.

    군에서 매달 마을회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쌀과 난방용 기름을 지원해 어떤 분들은 집에 가지 않고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하기도 한다. 자식들이 고향을 방문하면 회관에 간식을 놓고 가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여행도 심심치 않게 간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갑갑한 도시에 사는 노인보다 시골에 계시는 노인들이 훨씬 여유가 있어 보인다. 특히 도시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고 건강하다면 도시에서 질 높은 의료와 문화 혜택을 누리며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런데 통계로 나타난 고령자들의 평균적인 삶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 9월 26일 ‘노인의 날’ (10월 2일)을 앞두고 ‘2017년 고령자 통계’를 26일 발표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고령자 3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다. 고령자 1인 가구 넷 중 셋은 여자이며 70대가 가장 많다. 고령자 1인 가구 취업자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렵다. 10명 중 6명가량은 자녀나 친척, 정부 및 사회단체의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 고령자 1인 가구 3명 중 2명은 아무런 노후준비를 하지 않아 향후 빈곤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인데 이에 대한 해답은 뭘까.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를 경험한 일본은 ‘부양’에서 ‘자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일본은 평균 생존연령 90세를 전제로 연급지급 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점진적으로 60세에서 65세까지 상향했다. 이와 함께 50%대인 취업률을 2020년까지 6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60세 정년을 맞는 근로자가 65세까지 근무를 원하면 전원 고용을 보장하는 고령자고용안전법을 개정해 통과시켰다.

    앞선 일본의 사례를 보면 여유로운 노년을 바라던 보통 사람들의 꿈이 또 늦춰지고 인생의 고단함이 더 연장되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고령화 대책으로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나이 들면 몸도 마음도 약해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는 나이 들어서도 될 수 있으면 일을 갖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라고 한다.

    65세가 넘도록 일한다는 게 고단한 측면도 있지만 육체나 정신을 계속 사용한다는 면에선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고령에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 생활한다는 점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에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으면 어떨까.

    이상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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