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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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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기자세상] 숲·꽃·예술… 추억 속 폐철길의 아름다운 변신

정이영 초록기자(마산 의신여중 1학년)
마산 ‘임항선 그린웨이’ 걸어보니…
역사 흔적 따라 꽃길·벽화 ‘눈호강’

  • 기사입력 : 2017-10-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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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쉼터로 잘 꾸며져 있는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에는 ‘임항선’이라는 폐철길이 있다. 어릴 때 외할머니 집에 놀러 가면 기차 소리가 들리곤 했고, 그곳을 어른들은 위험하다며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했다. 지금 임항선은 어떻게 변했을까?

    마산 사람이라면 알고 있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임항선 그린웨이’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905년에 개통한 임항선은 80년대까지만 해도 마산항 부두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던 노선이었으나, 2012년 1월 폐선되고 2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5년 임항선 그린웨이로 멋지게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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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쉼터로 잘 꾸며져 있는 임항선 그린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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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쉼터로 잘 꾸며져 있는 임항선 그린웨이.

    저녁이면 창원시 회원동 집 근처에서 30분 남짓 거리를 가족들이랑 가끔 산책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 봤다. 석전동 개나리 아파트에서 시작해 옛 마산세관까지 4.6㎞. 나의 걸음으로 편도 2시간 정도가 걸렸다. 꽃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하다 보니 조금 더 걸린 듯하다. 기자의 추억이 서려 있는 석전동을 시작으로 시끌벅적한 회원시장을 지나니 천일홍, 금잔화, 원추천인국, 깨꽃이 피어있는 예쁜 꽃길이 나를 반겨주었다.

    조금 더 걸으니 공중화장실이 보였고 운동기구들도 나란히 정리되어 한눈에 보기 너무 좋았다. 북마산역이 있었다는 것은 할머니를 통해 들었는데, 그 자리에 기차 대합실 모양을 꾸며놓고 기념사진 전시와 역사 설명을 해놓은 것도 참 인상 깊었다. 그뿐 아니라 가도교 주변의 LED 장미, 문신미술관 밑의 벽화조형물, 성호초 벽면의 그림 타일 벽화도 나의 눈을 호강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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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취 나는 하천 옆엔 정리되지 않은 재활용품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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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금지구역에도 버젓이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하지만 이렇게 걷기 좋은 임항선 그린웨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중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고, 쓰레기통도 잘 없어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가 뒹굴고 있거나 길거리에 버려진 휴지들이 종종 보여 안타까웠다. 또, 그린웨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악취가 나는 하천이 흐르고 있고, 그 주변에는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재활용품들도 볼 수 있었다. 걷다 보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시는 분이 많았는데 애완견의 화장실이 아니라는 표지가 곳곳에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내 눈에도 보였다.

    그린웨이에서 산책 중이던 조순희(66)씨는 “애완견 짖는 소리와 배설물 때문에 종종 시비가 생기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운동하시던 박명도(69)씨는 “교방동에 사는데 얼마 전 야간 산책 중 마주 오던 자전거와 부딪혀 사고가 날 뻔했다”며 자전거와 사람이 같은 길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지적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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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영 초록기자(마산 의신여중 1학년)

    임항선 그린웨이를 취재하다 보니 볼거리 가득하고 시민들의 다양한 삶의 추억과 자부심이 가득 담겨있다는 것을 알았다. 임항선 철도를 따라서 3·15 기념탑~ 몽고정~ 문신미술관~ 마산시립박물관~ 회원성터~ 북마산역 등 소중한 역사의 흔적들도 만나보고 건강도 챙기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민의식이 조금만 더 성숙해진다면 전국 어디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내 고장의 자랑거리이며 관광명소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정이영 초록기자(마산 의신여중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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