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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 사회적기업으로 꽃피우자 (4) 사회적기업으로 지역사회 일군 스코틀랜드(2)

정부·민간 힘 모아 사회적기업 무대 세계로 넓힌다

  • 기사입력 : 2017-09-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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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움직이는 이곳, 스코틀랜드는 사회적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경제의 주요한 한 축으로 생각하며 경제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사회정의와 경제성장을 함께 일굴 수 있다고 믿으며 ‘포용적인 성장’을 중시한다. 스코틀랜드는 19세기부터 경제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성장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고 있었다.

    경제위기가 발발한 1970년부터 더욱 사회적경제에 주목했고, 2008년 사회적기업월드포럼을 최초로 개최하는 등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왔다. 경남보다 7.5배가량 넓은 면적에 530만 인구가 널리 분포해 살면서 생기는 각종 사회·공공서비스 문제들을 사회적기업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와 사회적기업들은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오며 사회적경제의 확대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이제는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려 한다.

    지난 9월 6일 스코틀랜드 경제 중심지인 글래스고에서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CEIS사회적기업정책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관련한 기관·단체가 모두 모이는 이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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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CEIS스코틀랜드사회적기업정책 콘퍼런스에서 사회적기업 ‘프레시 사이트’ 디렉터인 앤드류 베일리가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2017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통계

    올해는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통계(Social Enterprise in Scotland CENSUS2017)를 2년 만에 발표하는 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통계조사를 실시해 발표하고 있다. 통계조사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스코틀랜드 내 사회적기업과 정부가 앞으로의 정책·사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다. 빅 로터리 펀드(BIC LOTTERY FUND)와 스코틀랜드 정부, 소셜 인베스트먼트 스코틀랜드(Social Investment Scotland)의 재정 지원, 사회적기업협의체들의 협조, 소셜 밸류랩(Social Value Lab)의 통계 제작으로 진행됐다.

    이날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사회안전보장부 안젤라 콘스탄스 장관은 “통계 결과를 보니 소비자들이 사회적기업의 목적과 사회적 영향에 대해 점점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직접 구매하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총리의 정부 프로그램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내년, 그 이후에도 스코틀랜드의 사회적기업을 전국적인 움직임에서 나아가 국제화시키는 것을 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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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 수치

    첫 통계 발표 뒤 두 번째 통계가 나오면서 지난 2년간의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의 변화 모습을 알 수 있게 됐다.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들은 올해 어떤 수치를 보여줬을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수= 사회적기업수는 5600개로 2015년 5199개보다 400여 개(8%가량) 증가했다. 현재 530만이 넘는 스코틀랜드 인구를 살펴볼 때, 1000명당 한 명꼴은 어떻게든 사회적기업과 연결돼 있거나 혜택을 받고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 2년간 생긴 사회적기업수= 지난 2년간 사회적기업이 599개 새로 설립되며 평균적으로 한 해 300개의 사회적기업이 생겼다. 5% 정도 사업이 초기 버블효과, 가격경쟁력과 고용 변화 등의 이유로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스코틀랜드 내 경제적 이득= 스코틀랜드 경제 가운데 20억파운드(한화 3조원)의 경제적 이득이 사회적기업으로부터 나왔다. 2015년에는 17억파운드 정도였다. 이렇게 급격히 증가한 요인은 사회적기업의 개수 증가와 2015년보다 면밀히 진행된 조사에 있다.

    △사회적기업의 순자산가치=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의 순자산가치는 50억파운드(한화 7.5조원)

    △풀타임 고용= 풀타임 형태로 근무하는 인원은 8만1357명. 2년 전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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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IS의 CEO 게리 히긴스가 사회적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평균 사회적기업 나이=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의 평균 나이는 20살이었다.

    △여성에 의한 운영=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가운데 여성에 의해 운영되는 비중이 64%였다. 스코틀랜드 전체 인구 중 51%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사업들에 비해 사회적기업 부문에 여성참여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코틀랜드 500대 기업 가운데 오직 13%가 이사회에 임원, 4%가 CEO인 것과 크게 차이 난다.

    △근로자 임금 차=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소속 근로자의 가장 높은 임금과 낮은 임금을 받는 이의 비율이 1:2.5를 넘지 않았다. 근로자 가운데 72%가 최소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5년보다 4%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계약 없이 일하는 근로자가 12%에서 15%로 증가한 것은 굉장히 큰 문제다.

    △소비자 직접 판매=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79%가 대중 소비자들을 상대로 직접 판매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래 영업 현황= 61%의 사회적기업이 적어도 수입의 절반을 거래·영업에서 창출한다.

    △국제적 활동= 7%의 사회적기업만이 국제적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운영되는 사회적기업을 돕는 것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수치적으로 유지된다고 볼 때, 자생력을 가진 사업이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외 지역 분포 정도=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 34%인 1908개가 교외 지역에 분포해있다. 사회적기업수가 2년간 15% 늘어나 스코틀랜드 도심지 사회적기업이 4% 늘어난 것과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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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정부 사회안전보장부 안젤라 콘스탄스 장관이 사회적기업 정책기조를 발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학교

    스코틀랜드에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사회적기업에 대해 가르친다. 사회적경제 교육을 담당하는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 Academy) 소속 사회적 경제 교육 전문가들이 학교에 파견돼 사회적경제와 경영·리더십, 회계와 조직운용에 대해 가르칠 뿐 아니라 직접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운영하도록 한다. 학생들의 사회적기업 사례를 발표하는 쇼케이스를 열어 시상도 한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글래스고에 있는 드럼채플고등학교(Drumchaple highschool) 학생들이 자신들의 회사 ‘베이크 마이 데이(BAKE MY DAY)’를 소개했다.

    이들은 집단 따돌림이 남녀노소 상관없이 만연해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컵케익을 판매해 얻은 수익을 따돌림 피해자를 돕고, 따돌림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사회적기업 ‘Bullies out(불리즈 아웃)’에 보낸다.

    이 학교 재학생 레베카 토마스는 “수익금을 후원금으로 보내는 비즈니스 이외에 학교 내에서 활동도 한다”며 “우리 학교 내에서 따돌림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을 일주일에 한 번 컵케이크를 만들 때 초대해 안전한 장소·분위기를 만들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 심각성을 알리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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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학교(Social Enterprise Schools)를 수강한 드럼채플고등학교 학생들이 발표하고 있다.



    ◆콘퍼런스에서 만난 기업들

    △빅이슈 인베스트 스코틀랜드(Bigissue Invest scotland)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빅이슈’의 자회사격으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스코틀랜드 정부와 에딘버러대학교 등에서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생긴 지 1~2년 된 스타트업 회사를 집중해서 돕고, 투자 사업 선정 시 이 사업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또 얼마나 줄 수 있을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매니저 미쉘 다빗(Michelle Davitt)은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대학교와 정부로부터의 멘토십을 통해 사업의 시장 자생력을 높이는 부분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라스마켓(Grassmarket)

    에딘버러지역 가운데 낙후됐던 그라스마켓 지역을 그라스마켓 미션 프로젝트와 그레이프라이어 교회가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노숙자들이나 신체장애인, 약물중독자 등 취약계층의 교육을 지원하며 자립과 재활을 돕는다.

    목재가구를 만들어내는 ‘그라스마켓 퍼니쳐’, 스코틀랜드 전통 무늬인 타탄직물을 이용해 옷과 쿠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그라스마켓 타탄’, 지역 주민들의 모임장소 역할을 하는 ‘그라스마켓 센터’와 카페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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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재가구를 만들어내는 에딘버러 사회적기업 ‘그라스마켓 퍼니쳐’.



    조니 킨로스(Jonny Kinross) 대표는 “한국에서도 사회적기업이 굉장히 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다양한 형태의 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둬 더 많은 발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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