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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남부내륙철도(KTX)를 꿈꾸며- 이상근(통영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7-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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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하면 길면서 멀기만 한 느림의 미학으로 다가온다.

    20년 전에 헬싱키 중앙역에서 모스크바까지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도 나의 뇌리 속 한 모퉁이에는 끝없는 시베리아의 대평원 속에 스치고 지나간 자작나무의 은회색 숲들로 가득 차 있다. 생애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기차 길이 멀수록, 기차 속도가 느릴수록 기차여행의 묘미가 깊고 더하는 가보다.

    요즘엔 기차라는 개념이 고속 내지 초고속으로 다가온다. 이제 기차는 지하나 지상을 막론하고 비행기 다음으로 빠른 개념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옛날 기차의 느림이나 애잔함, 기적소리의 그리움 같은 감정은 이제는 옛 사람의 향수로 남아 있을 뿐이다.

    옛날에는 기차를 타고 서울 가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였는데 이제는 한나절 일과로 정착되었다. 새롭게 변화하는 고속철 시대를 맞아 빠름과 느림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세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빠름의 시대를 조화롭게 받아들이면서 느림의 미학을 그 옛날 기차의 추억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우리가 오랫동안 꿈꾸어 온 남부내륙철도(KTX) 건설이 드디어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천에서 거제가 종착지로 남부 내륙철도는 우리들이 오래 전부터 실현시키려고 노력해 온 꿈의 과업이며 인근 북한이나 유럽 대륙을 향한 프런티어 십이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전 국토의 균형발전은 물론이고 관계되는 지역마다 연계되는 특화산업들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막대한 사업비와 편익비용비(b/c)가 낮다고 한때 난항을 보였는데 관계되는 지역의 단체장과 지도자들, 그리고 지역민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합심해서 이루어낸 위대한 역사적 사업이다. 늦어도 10년 안에는 우리 지역도 한나절 생활권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될 것 같다.

    부디 기차를 통해 빠름의 조화와 느림의 미덕을 이루는 행복한 삶의 여정이 이루어지도록 남부내륙철도를 꿈꾸며 쉬임 없이 달리고 싶다.

    이상근 (통영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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