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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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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83) 제20화 상류사회 33

“자네가 가장 적임자야”

  • 기사입력 : 2017-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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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사월처럼 돈 많은 여자가 여전히 돈에 대해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래서 팔기로 했어요?”

    “내가 왜 팔아? 안 판다고 그랬어. 그랬더니 나를 협박하네. 그동안 세금 포탈한 거 모두 국세청에 고발하겠다는 거야.”

    서경숙은 긴장이 되었다. 윤사월과 진영숙이 피가 튀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세상에! 비밀장부를 손에 넣었군요.”

    “흥! 내가 이 바닥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아? 그까짓 협박에 넘어갈 것 같아.”

    서경숙은 비로소 윤사월이 보통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사채시장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것은 단순하게 돈이 많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어요?”

    “자네가 내 땅을 사게.”

    “예? 저는 그만한 돈도 없고 두 분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도 않아요.”

    “이건 전쟁이야. 전쟁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돼.”

    윤사월이 눈을 부릅떴다. 윤사월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졌다.

    “다른 사람을 찾아보세요.”

    “자네가 가장 적임자야.”

    “왜 제가 적임자예요?”

    “자네는 청와대와 검찰에 아는 사람들이 있어. 자네에 대한 소문이 파다해.”

    “무슨 소문이요?”

    “대통령의 여자라는 소문….”

    “잘못 알았어요. 전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

    “잠을 같이 자고 자지 않은 건 중요하지 않아. 문제는 대통령이 자네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야.”

    서경숙은 둔기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이 얼떨떨했다. 서경숙이 그 땅을 사면 진영숙이 함부로 덤벼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어린 것이 감히 나에게 도전하고 있어.”

    윤사월의 목소리가 매서워졌다.

    “국세청에 고발한다면 소용없는 거 아니에요.”

    “진영숙이는 세금 포탈 안했는지 알아? 위자료에서도 세금 포탈하고 그것뿐이 아니지. 나한테 그 계집의 목을 조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어.”

    “그게 뭐죠?”

    “진영숙이는 조원그룹 회장 딸이 아니야. 마누라가 바람피워 낳은 딸이지. 조원그룹 회장이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면 재산을 상속시키겠어?”

    서경숙은 소름이 끼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돈 많은 여자들이 칼부림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서경숙은 윤사월을 달래서 돌려보낸 뒤에 그녀에 대해 조사를 했다. 그러자 어떤 여자가 그녀에 대한 책을 쓰다가 포기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서경숙은 그녀를 수배하여 만났다. 그녀의 이름은 유미란으로 나이는 30대 초반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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