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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62) 치아다, 디비쪼우다, 꺼꿀로

  • 기사입력 : 2017-08-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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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지난주 도청 정문 앞 불통 화분 치아뿌고 나이 속이 써언(시원)하더라.

    △서울 : 경남신문 보니 그 화분들은 홍준표 지사 재임 시절인 2014년 6월에 설치됐다고 하더라. 같은 해에 창원시청 앞에도 비스무리한 대형 화분들이 설치됐고. 시민사회단체들은 “도민과 시민들의 발언대를 빼앗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철거를 요구했더라고. 그리고 ‘치아뿌고’는 ‘치우고’의 뜻이지?

    ▲경남 : 하모, ‘치우다’를 경남서는 ‘치아다’라 캤다. ‘어지 구석구석 치아서 그런지 집이 헌해짔다’, ‘밥 한 그륵을 눈 깜짝할 새에 무우 치아는데 놀랬다’칸다 아이가. 또 ‘일하기 싧(싫)으모 치아라’ 겉이 ‘치워라’를 ‘치아라’ 카지. 소통행정을 한다꼬 캐쌓더마는 불통 화분을 맨들어 디비쪼우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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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디비쪼우모’라니, 무슨 말이야?

    ▲경남 : ‘디비쪼우다’는 ‘일의 앞뒤를 뒤집다’란 뜻이다. 행동을 꺼꿀로 하는 기지. 입으로는 소통한다 카고, 행동은 불통이니 이기 디비쪼우는 거 아이가. 그라고 ‘꺼꿀로(꺼꾸리)’는 ‘거꾸로’의 경남말이다. ‘잠을 와 꺼꿀로 자노?’ 카지.

    △서울 : ‘디비쪼우다’란 말 재미있네. ‘디비다’는 ‘뒤집다’란 뜻이잖아. 여기에 ‘쪼우다’란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 같은데. 이참에 ‘쪼우다’란 말 설명 좀 해줘.

    ▲경남 : ‘쪼우다’는 뜻이 여러 갠 기라. ‘나사를 조우다’ 카제. 아, 아이다. ‘조우다’가 아이고 표준말로는 ‘죄다’다. 그라고 ‘화투짝을 죄다’ 칼 때도 씨고, ‘열심히 공부하다’ 칼 때도 ‘쪼우다’라 칸다. ‘펭소는 공부도 안 하던 놈이 시험이 낼 모레라꼬 이리 쪼우고 있나?’ 캐쌓는다. 그라고 보이 ‘디비쪼우다’에서 ‘쪼우다’는 열심히 하는 거를 말하는 거 겉네. 그라이 디비쪼우모 안되겄제.

    △서울 : 소통행정을 하겠다고 했으면 행정기관이 먼저 열린 마음이 돼야지. 창원시청 앞의 화분들도 어서 치아뿌모 좋겠네.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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