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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데이터가 농업을 바꾼다- 권진선(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7-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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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청양고추를 농사지은 진주 농업인 A씨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지난해 10㎏ 한 상자에 10만원을 웃돌던 청양고추가 올해 2만원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청양고추의 80%는 식당가에서 소비되는데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손님이 크게 감소한 데다 지난해 다른 품목을 재배하던 농가들이 청양고추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청양고추로 품목 변경한 것이 가격하락을 크게 부추겼다. 이에 일부 청양고추 재배농가들은 청양고추의 손익분기점인 5만원을 맞추기 위해 청양고추 밭을 갈아엎는 일까지도 있었으니 그 농업인의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과잉 생산으로 힘들게 농사지은 농산물을 갈아엎는 아픔이 사라지는 날도 머지않았다.

    이런 날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 앞에 나타난 바로 인공지능(AI)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도입된다면 우리 농업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은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이용해 청양고추 수확량을 예상할 수 있다면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가격폭락까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똑똑한 인공지능일지라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처럼 인공지능(AI)에 ICBM(데이터 수집, 축적, 분석, 전송)으로부터 기반한 정보, 즉 데이터가 결합돼야 이를 활용해 농식품 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 또한 데이터에 기반할 정도로 데이터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취합할 수만 있다면 든든한 자산이 되지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구축에 있어서 구심점이 필요하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고품질 빅데이터의 융복합 활용 및 개방을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 지도(Data Map)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농식품 데이터 지도는 농식품 분야 데이터를 망라해 민간 활용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큰 데이터를 중점 활용 데이터로 집중관리하고, 활용분야별 데이터 연관관계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각화해 놓은 것이다.

    데이터 지도를 활용하면 다음과 같이 농식품 산업에 쓰일 수 있다.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가장 적합한 지역과 작목 추천서비스, 농산물 유통센터 및 로컬 푸드 직매장 최적지 선정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기후 및 환경변화에 민감한 과실류 작목전환 의사결정 지원 등이 있다. 이처럼 데이터 지도를 활용해 우리는 안정적인 맞춤형 귀농·귀촌서비스를 지원하고, 식품 생산 유통에 있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 농가소득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며, 공공데이터와 연계한 민간데이터 활용은 우리 농식품 산업을 한 단계 더 크게 성장시킬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또한 기관별로 분산된 데이터를 모아 지도를 만들어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농식품 데이터로 쉽게 활용한다면 우리 농업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데이터의 양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하고 오류투성인 데이터는 오히려 농식품 산업에 해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의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은 바로 데이터의 정확성에서 나온다. 다양한 기관에서 수집된 정확하고 분별력 있는 데이터가 새로운 융복합 농식품 혁신 프로젝트를 만나 응용된다면 우리는 미래농업에서 기대 이상의 데이터 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권진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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