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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부산은행의 제자리 찾기는 요원한가?- 김한근(부산본부장·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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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일련의 부산은행 사태를 취재하면서 좀채 정보를 드러내 놓지 않아 기자들은 귀동냥과 발품에 매달리고 있다.

    매번 회의를 밀실서 개최하니 정보는 커녕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BNK금융지주의 현재 모든 사태는 성세환 회장이 자사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되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과 부산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지역사회가 이렇게 논란이 거세기는 처음이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금융위 법령에 의거, 매년 초 각 지주사별로 구성하게 돼 있는데, BNK지주도 이사회를 구성해 소위원 6개 중에 임추위를 구성했다.

    당시 성 회장은 지주 회장과 함께 이사회 의장, 부산은행장,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그의 공백은 BNK금융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는데, 경영 공백의 위험을 줄이고 권한 분산을 위해 BNK금융 이사회는 개정 지배구조법에 따라 4개의 자리를 각각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러면서 지주 회장 후보를 내부 인사는 물론 외부 인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자 무려 16명이 무더기로 지주 회장 후보에 뛰어들었고, 내부로 한정한 부산은행장 공모에도 10명이 신청서를 냈다.

    전임 이장호 회장이 엘시티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고, 성 회장 역시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전·현직 최고 경영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음으로써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적지 않다. 최고 경영자 승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성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데 이런 권리를 포기한 데다 사퇴 시기를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사태가 악화되는 자충수를 뒀다.

    임추위 사외이사 6명은 지난 두 달간 공모 절차 과정에 최종 후보 선출 확정을 두 차례나 연기하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은행 조직 내부는 물론이고 지역 시민사회, 언론의 높은 관심과 외부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대다수 사외이사는 한결같이 언론들이 편향된 시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보도를 하고 있어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하소연 하고 또 인맥과 학맥을 꼬투리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남·부산시민들이 일궈낸 부산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내 5대 금융지주로 성장한 조직의 자부심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와 직원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경영진에 대한 원망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김한근 (부산본부장·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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