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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계란- 이상규 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7-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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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80년대 학생 도시락 반찬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품목 중 하나는 계란말이였다. 계란을 풀어 기름 두른 팬에 얇게 편 뒤 돌돌 말아낸 계란말이. 이 계란말이에 쪽파나 양파, 당근 등을 잘게 잘라 첨가하면 색이 다채로워져 보기에 좋고 맛도 좋아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당시에는 계란이 비싸고 귀해 시골에선 닭을 키우는 집에서도 돈으로 바꾸거나 했고, 아이들은 어른 허락 없이 마음대로 계란을 먹지 못했다. 좀 사는 집 아이 도시락에는 밥 위에 계란 프라이가 놓여 있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계란은 영양을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라고 한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무기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갖추고 있다. 독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날계란을 풀어먹으면 술 깨는 데 도움이 된다. 삶은 계란 1개의 열량이 80㎉인데 반해 위에 머무는 시간이 3시간 이상 되기 때문에 포만감을 줘 과식을 예방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계란찜이나 계란 프라이 등은 만들기도 간편하고, 아침식사용으로 계란은 안성맞춤이다. 두뇌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수험생에게는 더없이 좋다.

    ▼세계 유명 호텔 조식에도 달걀은 빠지지 않는다.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은 베이컨과 스크램블 에그(계란을 깨어 잘 휘저어서 프라이팬에 버터를 치고 계란을 깨어 익는 대로 휘저으면서 볶는 것), 팬케이크, 우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삶은 계란도 호텔 조식으로 대부분 나온다. 세계 여행을 하다 보면 프랑스 음식으로 알려진 오믈렛(omelet:계란을 풀어서 얇게 부친 것에 육류·채소·어패류 등을 잘게 썰어 볶아서 얹은 요리) 역시 호텔 조식으로 정착된 듯하다.

    ▼최근 살충제 계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어제까지 잘 먹던 계란에 살충제 성분이 국제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너무 과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먹는 음식으로 장난 쳐서도 안 되고 만에 하나라도 대비해야겠지만, 일부 양계 농장에서 검출된 살충제 계란에 온 나라가 흥분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상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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