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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46) 제19화 대통령선거 76

“어때? 일몰이 좋지 않아?”

  • 기사입력 : 2017-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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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들의 핸드마크가 찍혀 있는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충무로에서도 영화배우를 만날 일은 거의 없어.”

    서경숙은 웃으면서 말했다. 영화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오는 것은 계약을 할 때나 촬영을 할 때뿐이다. 그러나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매일같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할리우드는 전성기가 지났고 각 도시에서 제작과 촬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아이들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요즘 한국은 영화의 메카가 어디예요?”

    소희가 차이니즈 극장 앞에서 물었다. 차이니즈 극장 앞 광장에는 수많은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이 있었다.

    “특별한 장소는 없어.”

    “부산에서 영화 촬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부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지. 부산영화제도 있고….”

    “엄마는 그림을 계속 그려요?”

    “의무적으로 그리려고 하지는 않아. 마음이 내킬 때 그릴 거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외국여행을 하는 것은 업무가 아니라면 시간이 머물러 있는 것 같다. 풍경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사람들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

    해질녘이었다. 지훈은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고 소희는 파티에 초대받아 집을 나갔다.

    서경숙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쉬었다.

    지훈이 돌아온 것은 해가 질 무렵이었다.

    “엄마, 산타모니카에 가서 저녁 먹자.”

    지훈이 외출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집에서 저녁 먹지.”

    “LA에 왔으면 산타모니카에서 저녁식사를 해야지. 일몰이 최고야.”

    서경숙은 지훈이 재촉을 하자 외출 준비를 했다. 지훈은 택시를 불렀다. 산타모니카는 LA에서 가까운 해안도시였다. 해안도로에 야자수 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태평양 앞바다는 푸르게 넘실대고 있었다.

    서경숙은 지훈을 따라 시푸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해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바닷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노을이 지는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연인들끼리 나와 바다를 보는 사람들도 있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도 있었다.

    바다는 붉은 빛으로 변하고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어때? 일몰이 좋지 않아?”

    지훈이 수평선으로 어둠이 덮이는 것을 보면서 물었다.

    “아름답다.”

    서경숙은 산타모니카의 일몰을 보고 감탄했다. 산타모니카는 영화 <스팅>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가 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래사장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서경숙은 지훈과 함께 해산물 요리를 먹으면서 산타모니카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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