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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악수- 이문재 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7-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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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에서 가장 흔한 인사 방식이 악수다. 악수(握手)의 악(握·쥘 악)은 쥐다, 수(手)는 손으로, 손을 쥐는 행위다. 인사, 감사나 친애, 화해 등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두 사람이 손을 마주 내어 잡는 것으로, 보통 오른손을 내밀어 쥔다. 서로 악수를 나눈다는 것은 단순한 인사 이상이다. 일상적으로는 감사와 친밀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어떤 협상과 거래에 있어서는 같은 목적이나 목표를 향하겠다는 약조나 신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일을 두고 ‘서로 손을 잡았다’는 뜻이 바로 그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이한 악수 습관이 화제다. 그는 악수를 할 때 상대방을 자신의 쪽으로 세게 잡아당기거나, 상대방 손등을 툭툭 치는 행위를 반복할 때가 많다고 한다. 미국의 한 리더십 연구가는 잡아당기는 행위에 대해 ‘자기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강한 악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뿐 아니라 오래 또는 온 힘을 다해 꽉 쥘 때도 있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악수를 거절하기도 했다고 한다. 전자는 아베 신조 일본 수상, 후자는 메르켈 독일 총리가 희생자다.

    ▼때문에 트럼프 악수 대처법도 외교무대의 얘깃거리다. 각국 정상마다 트럼프에게 당하지(?) 않기 위한 미리 대비를 한다는 것이다. 30대의 젊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보다 더 힘껏 손에 힘을 주는 역공격을 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잡아채지 않기 위해 악수하기 전 왼손으로 트럼프의 어깨를 짚었다. 모두 트럼프의 계산대로 놀아나지 않겠다는, 기선을 제압당하지 않겠다는 나름의 전략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번 방미 때 트럼프식 악수에 나름의 대응책을 강구했다. 외교 라인에서 트럼프의 악수 공격에 적절히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 영상자료를 구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고 한다. 다행히 아무일 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당사자나 참모진들은 내내 노심초사했을 것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사안의 크고 작음은 있지만, 악수처럼 사소한 것도 상호관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덩치 큰 어른들이 손 장난하는 것은 어째 볼썽사납다.

    이문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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