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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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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답시장 노점상 "안전위협-생존권" 맞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로변 노점상 가득한 창원 소답동 5일장
“교통안전 위협” VS “전통상권 생존”
인도와 도로사이 주차금지구역에 노점상 빼곡히 들어서 안전 위험

  • 기사입력 : 2017-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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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소답시장 장날인 지난 22일 장 주변이 노점상으로 인해 교통혼잡을 빚고 있다./전강용 기자/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에는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5일장이 들어선다. 600년 전통을 가진 소답시장과 함께 300여 노점상이 소답시장과 인근 도로를 따라 전을 편다. 노점을 포함한 소답시장은 창원 시민이면 누구나 알 정도로 오래되고 규모도 크다.

    5일장이 서는 날마다 인도와 도로 사이 주차금지구역에 노점들이 빼곡히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어 교통체증은 물론 사고 위험도 높다. 그렇다고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온 전통 상권을 없애는 것도 온당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창원시와 소답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창원시 의창구의 소답동·중동·북동·서상동을 지나는 왕복 2차로의 읍성로 700~800여m를 따라 5일장이 선 지 20년 가까이 됐다. 2001년 원래 장터에 현대식 북동공설시장 건물이 들어서면서 자리를 잃은 노점상들이 인근 도로변으로 진출하면서 교통혼잡 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5일장 노점은 소답시장 안에 100개, 도로변에 200개 정도에 이른다.

    소답동에서 10여 년째 살고 있는 조정일(54)씨는 “지나다보면 아찔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얼마 전엔 노점에 가려 달려오는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초등학생이 차에 치이기도 했다. 큰 사고가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근처에 사는 손녀를 생각하면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5일장을 찾은 황모(62·여·마산회원구)씨는 “차량들이 경적소리를 울릴 때면 불안하다”면서도 “마트나 백화점보다 장을 좋아하는 데다, 여기는 오래돼 전통이 있는데 함부로 없애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답시장 및 건물에 입점한 점포상인들의 입장도 그때그때 다르다. 의류업을 하는 정모(61)씨는 “솔직히 장이 열려야 사람들이 와 장사가 좀 된다”면서도 “그래도 가게 바로 앞에서 같은 업종의 노점이 들어서면 신고할 것이다”고 말했다.

    소답시장상인회 관계자는 “도로변 노점상은 해결돼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무턱대고 없애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다른 장소를 마련해 옮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점상들이 대체부지로 이동할지도 의문이다. 진해 경화장, 통영장 등 도내 5일장을 도는 노점상 황모(34)씨는 “십수년간 형성된 상권을 버리고 이동할 사람은 드물다”며 “위험하다면 안전해지도록 최대한 방법을 찾는 게 맞지, 여기저기로 옮겨버려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점에서 해산물을 팔고 있던 김모 할머니는 “가라면 가야지.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노. 우리가 여기서 장사한 지가 몇 년인데. 그렇게 된다는 것을 상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이러한 탓에 시도 뾰족한 수가 없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장날이면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2개의 현장반을 투입해 노점 주차차량 단속을 하는 동시에 보행을 방해하는 노점 적치물 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장날이 들어섰던 12일간 이곳에서는 노점상이 불법으로 주차한 차량 66대가 단속됐다.

    시 관계자는 “과거 도로변이 아닌 뒤쪽 주택가로 옮기려고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렇다고 강제철거를 할 수도 없어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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