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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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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⑭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 기사입력 : 2017-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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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48쪽, 49쪽을 보고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48쪽 둘째 줄에 보면 ‘내쏘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었다면 ‘발산하다’, 또는 ‘발산시키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던지다’, ‘내뿜다’는 말을 생각하면 ‘내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쓰이지 않는 까닭을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다음엔 ‘거죽’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이라면 ‘표면’이라고 했을 겁니다. ‘속’과 맞서는 ‘(겉의 옛말)’을 안다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배움책을 만드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 사람이 쓰는 낱말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말을 쓰는 것이 배우는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말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앞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보이는 말에 ‘선 것’이 있습니다. ‘생물’을 풀어서 나타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켰는지 모르지만 말을 쉽게 풀어서 쓰려고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외가집’, ‘역전앞’이라는 말처럼 그 앞에 바로 생물이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마음이라면 어떤 말을 써야 할 것인지는 더욱 밝아집니다.

    49쪽에는 ‘회리바람’이 있습니다. 찾아보면 ‘회오리바람’의 준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이 말을 어디어디 사투리로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회리바람꽃’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는 두루 썼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말밑은 좀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회오리’, ‘회리’는 그리 멀지 않은 말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은 앞으로 새로운 말을 만들 때 든든한 밑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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