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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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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내 떡의 소중함- 유정민(이프네이처 대표)

  • 기사입력 : 2017-06-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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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과연 남의 떡이 더 큰 것일까?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 자신 있게 남의 떡이 더 크다고 얘기하기는 힘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고, 갖고 싶은 것이기에 그렇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떤 게 행복한 삶일까? 라고 나에게 여러 번 물어봐 얻은 결론은 내 떡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었다.

    어려운 시절이라고는 하나 예전과 달리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간다. 우리나라에서 보고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것을 보러 가고 그 가운데서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고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고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없는 것일까?

    나의 경험을 비춰 볼 때 결코 그렇지 않았다. 똑같은 숲길을 수백 번을 다녔지만 계절, 시간, 날씨 및 마음의 상태에 따라 매번 마음이 그려내고 보이는 것이 단 한 순간도 같지 않았기에, 가도 가도 늘 새로운 곳이 됐다. 그로 인해 아름다움과 행복은 내 마음이 그려내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예전에 외국여행에서 느낀 감정만큼이나 마음 문을 열고 주변을 보니 일상 속에서도 예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과 행복이 가득했다.

    외국의 큰 산을 다녀온 사람 중에 우리나라 산은 산도 아니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 나라의 외국인은 우리나라 산이 너무나 정겹고 아름답다고 했다.

    몇 달 전 제주도에 사시는 분이 봉암수원지 둘레길을 거닐며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나 하시면서 행복해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늘 가까이 있기에 가볍게 보고 소홀히 할 수 있는 동네 뒷산도 누군가에게는 여비를 마련하고 시간을 내어서 찾아오는 소중한 공간이다. 돈이 없어도, 시간이 없어도 굳이 먼 곳을 찾지 않더라도 일상 속 가까이에 있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 곳곳에 널려 있기에 한 번쯤은 가까운 동네 뒷산의 숲길을 거닐며 내 떡의 소중함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유 정 민

    이프네이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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