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창원 엘리베이터 추락사 ‘미스터리’

중앙동 상가서 2명 추락, 1명 숨져
피해자 “도착 전 문 열려…기계 결함”
상가 “사고 직전까지 정상…문제없다”

  • 기사입력 : 2017-06-19 22:00:00
  •   

  • 18일 새벽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상가 1층에서 엘리베이터에 타려던 A(30)씨와 B(30)씨가 지하 1층, 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A씨가 숨지고 B씨가 다쳤다. 이번 사고는 엘리베이터가 엉뚱한 층에서 정지한 상태에서 문이 열렸는지, 아니면 외부적인 힘에 의해 열렸는지가 사고 원인을 밝히는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인이미지
    국과수와 승강기안전공단, 경찰 과학수사팀 관계자들이 19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상가에서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에 대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경찰이 19일 엘리베이터 앞 CCTV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A·B·C (30)씨가 CCTV 화면에 등장한 것은 새벽 2시 42분이었다. 이들은 대학 동창으로 술을 마시고 숙박업소가 있는 4층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다들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일행 중 C씨가 친구들을 엘리베이터에 태워 보내기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이후 CCTV 영상에는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A·B씨의 발 등 일부 모습만 잡혔고, 엘리베이터 안을 유심히 보던 C씨가 건물 밖으로 황급히 뛰어나갔다. C씨는 119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다.

    B씨와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려 탔는데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엘리베이터의 기계적 결함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승강기안전관리공단과 합동으로 현장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상가 측은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엘리베이터의 기계적 결함일 리가 없다. 해당 엘리베이터는 사고가 나기 2분 전에도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상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여태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적도 없다. 도착하기 전 문이 열렸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문은 비상 시 열 수 있게 만든 마스터키를 통해 열지 않으면 사람이 열기 어려운 구조다”라고 주장했다.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따르면 사고가 난 엘리베이터는 1996년 11월 설치돼 사고나 고장이 난 이력이 없었다. 2015년 6월과 2016년 7월 엘리베이터 정기검사에 합격하고, 이달 12일에는 정밀검사에서 조건부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이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닫혀 있던 엘리베이터 문을 힘으로 열 이유가 없는 것으로, 또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소지하거나 굳이 이용할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국과수와 승강기안전공단, 경찰 과학수사팀이 기계의 결함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현장에 나와 있던 숨진 A씨의 어머니는 “진실을 꼭 밝혀내야 한다”는 말만 겨우 반복했다.

    김재경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