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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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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웨딩다이어리 (1) 시작은 쉬웠는데

  • 기사입력 : 2017-06-19 13: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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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하면서 : 학창시절부터 빨리 결혼하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런 말 하는 사람 치고 빨리 하는 사람 없다'는 친구들의 저주를 뒤로 한 채 올해 11월 (나름 어린) 28세의 나이로 결혼을 한다. 별것 없을 것 같더니 이것저것 신경쓸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 많다. 결혼 처음 해봐서 어려운 '예신' 김 기자의 좌충우돌 결혼 준비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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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내 결혼 계획을 알고 있던 한 선배가 물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어?"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뭔가 임팩트 있는 무언가를 말하려니 딱히 없었다. 그냥 "좋은 사람인 것 같아서요"라며 얼버무렸다.
    지금도 사실 이 사람과 어떻게, 왜 결혼을 결심했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한 남자를 만났고, 그 사람과 하기로 했다고 해도 크게 무방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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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껏 공부시켜 놨더니 시집은 무슨 시집이냐"면서 평소 딸의 이른 결혼을 반대하던 부모님께서는 '현미를 달라'며 결혼 허락을 구하러 온 예비신랑에게 경고했다.
    "아직 어려서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직업이 저래서 술을 자주 마실테고 항상 밖에 나돌 거다.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후회할 수도 있다. 그건 나일 수도 혹은 그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5년, 10년을 만났던 커플들도 이별하는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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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랑(예비신랑)과는 약 1년 전 소개팅으로 만났다. 통통하고 순한 인상인 게 곰돌이를 닮았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앞으로 이 글에서 예랑이를 '곰대리'(예랑이 직급=대리님)라고 지칭한다.
    신문사 동기가 주선한 소개팅은 사실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다. 사람을 만나는 게 직업이긴 하나 사생활에서는 비교적 낯을 많이 가리는 탓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난 곰대리는 사실 평소 이상형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섯 번을 만났을 때였나 빠져들었다. 그는 "내가 현미씨를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 한 번 사겨보자"는 생각만 해도 닭살 돋는 말을 눈을 마주보고 잘도 했다. 진실한 것 같다는 판단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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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어렵지 않게 결혼을 결정했고 부모님 허락까지 탄탄대로일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우리는 거추장스러운 절차들을 다 없애자며 간소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너네가 볼 땐 구식이라도 해오던 것들을 무시하면 안되지. 그건 부모님들끼리 결정할 문제다."
    이해할 수 없다면서 냉전을 거듭한 후에야 애지중지 키운 딸이 무시당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깨달았다.
    상견례부터 날짜, 예식장, 예물, 예단 등. 우리가 하는 결혼인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결혼, 뭐가 이렇게 어렵니?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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