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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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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 (60) 성가신 코피, 원인과 대책은?

  • 기사입력 : 2017-06-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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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코피 한 번 안 흘려본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은 자연스레 치유되지만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경우도 있으므로 만만히 볼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코피가 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코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발생이 잦은 어린이들에게 흔한 원인으로는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비비는 행동이다. 아파트 생활자가 많은 요즈음은 건조한 실내 때문에 콧속이 말라 있어 가볍게 코를 비비는 정도의 자극에 의해서도 코피가 잘 난다. 코 내부가 휘어 있는 비중격 만곡이나 비중격 천공이 있는 경우에도 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을 변형시켜 콧속의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코피가 쉽게 나곤 한다. 세균, 바이러스 및 알레르기성 비부비동염이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점액의 분비 등 정상적인 비점막의 방어기전이 변화해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코피가 날 수 있다. 이때는 콧물에 혈흔이 섞이는 정도로 경미한 코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피의 원인 중 심각한 것은 비강이나 부비동, 비인강 부위에 생기는 양성 및 악성종양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적인 코피와 지속적인 한쪽 코막힘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에 가서 종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교통사고 등으로 머리에 심한 외상을 입은 후에 뇌 혈류를 공급하는 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혈관벽이 팽창해 심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코피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사망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전신질환의 영향으로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코피뿐 아니라 평소 멍이 잘 들고 생리량이 많거나 가벼운 외상이나 상처에도 출혈이 지속될 때, 이런 경향의 가족력이 있을 때 혈우병이나 선천성 응고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 밖에도 만성 신부전 환자가 장기 혈액투석을 받는 경우나 지나친 음주로 비타민 K가 결핍돼도 혈액 응고 인자가 부족해 코피가 난다. ‘혈액순환제’라는 이름으로 많이 복용하는 소량의 아스피린도 혈소판 응집을 감소시킨다. 와파린 같은 혈전용해제는 용량이 과할 경우 심한 코피를 유발할 수 있다.

    동맥 경화성 혈관질환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에 의해 초래되는데 중노년기 코피가 일어나는 흔한 이유이다. 고혈압은 직접 원인이라기보다는 출혈 정도를 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출혈의 대부분은 비중격의 앞부분에 위치한 키셀바하 부위(Kiesselbachs)에서 발생하는 전방 출혈이다. 전방 출혈은 경미한 출혈로 소아나 젊은 성인들에서 많이 일어나고, 후방 출혈은 10% 내외로 비교적 드물지만 쉽게 지혈되지 않으며 노인에서 흔하다. 일반적으로 전방 출혈은 외상, 염증, 구조적 원인, 이물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후방 출혈은 고혈압 및 동맥경화증, 혈액질환이 선행되곤 한다. 전방 출혈과 달리 후방 출혈은 피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목 안 쪽으로 고이기도 하므로, 구토·토혈·각혈·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빈혈과 혈변을 초래하기도 한다. 어린이나 젊은 층에서 흔한 전방 출혈은 큰 위험이 없으나 혈압이 높은 노인에서의 후방 출혈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후방출혈이 계속되면 어지럼증, 빈맥, 식은땀 등의 증상이 생기며 얼굴색과 결막이 창백해진다.

    전신질환에 의한 출혈이 아니라면 대부분 충분한 압박만으로 잘 해결된다. 그러나 뚜렷한 출혈 부위 없이 스며 나오는 출혈이나 다발성의 반복되는 코피는 고혈압, 응고장애와 같은 전신질환을 의미하는 소견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피를 멈추기 위해서는 눕는 것보다 의자나 소파 등에 앉는 것이 좋다. 코피가 나면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경우가 많은데 피가 호흡기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고개를 앞쪽으로 기울여야 한다. 당황해서 혈압이 오르면 코피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비갑개를 손가락으로 5~20분간 충분히 압박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이때 입으로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목 뒤에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2017년 건강소식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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