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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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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파트 분양률 뻥튀기-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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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고의 시인인 시선 (詩仙) 이백의 ‘추포가(秋浦歌)’에는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늙어서 흰 머리카락의 길이가 삼천 길(약 10km)이나 자랐다는 뜻으로, 늙은 몸의 서글픔을 비유한 것이다. 실체보다 지나치게 과장한 면이 있지만 늙은이의 쓸쓸함과 서글픔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과장하거나 미화할 수 있으나 정도(程度)를 벗어나는 건 뻥튀기고 왜곡이다. 창원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아파트를 분양 중인 부영주택은 당국에 ‘사랑으로 부영아파트’의 분양률을 신고하면서 실제분양률의 10배 이상을 뻥튀겨 신고했다. 1월말 창원시에 일반분양분 4298가구 중 미분양은 2408가구(43.9%)라고 신고했지만, 시가 진위를 따지자 2월말 기준 분양받은 수요자는 단 177가구(4.1%)이며, 실제 미분양은 4121가구라고 정정했다.

    ▼통상 미분양 통계는 건설사의 신고대로 단순 집계되다보니 엉터리인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설업체의 허위 신고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잘못된 행위라는 게 부동산업계와 일반시민들의 시각이지만 정부에서 이를 처벌할 근거는 없는 게 현실이다. 분양률이 영업 기밀이고, 저조한 성적이 향후 사업장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건설업체의 입장을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영의 분양률 뻥튀기는 건설업계의 오랜 도덕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무책임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분양률은 실수요층이 분양시장을 올바로 파악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확한 공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기업의 부도덕성과 당국의 허술함이 부른 뻥튀기 신고는 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스스로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았으면 한다.

    김정민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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